낮잠 안자는 9개월짜리 이불로 덮어 질식사...어린이집 원장 징역 18년

수원지법, 수원고법 전경[자료=연합뉴스]

법원이 원아를 이불로 덮어 압박해 숨지게 한 60대 어린이집 원장에게 중형을 선고했다.

수원고법 형사3부(고법판사 허양윤·원익선·김동규)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기소된 A씨(60대)의 항소심 공판에서 징역 18년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A씨에게 12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 및 아동 관련 기관 10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사망한 피해 아동은 낮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소중한 생명을 잃게 됐다”며 “피고인에게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은 해당 아동의 부모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했고, 당심에서도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다만, 다른 학대 피해 아동 일부 부모와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아동의 두꺼운 겉옷을 벗기지 않은 상태로 50분간 방치해 신체 학대했다는 혐의는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이 들지 않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결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10일 자신이 운영하는 경기도 화성시의 한 어린이집에서 생후 9개월 된 B군을 이불·쿠션을 이용해 14분간 압박해 질식사시킨 혐의로 기소됐다.

보육교사 등은 B군이 일어나지 않자 인공호흡과 심폐소생술(CPR)을 한 뒤 119에 신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낮잠시간임에도 B군이 잠을 자지 않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으며, 같은 달 3~10일엔 B군을 유아용 식탁에 장시간 앉혀두는 등 25차례에 걸친 신체적 학대를 가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A씨은 또 같은 기간 C군(2)과 D군(10개월)을 때리거나 몸을 밀치는 등 총 15차례 걸쳐 학대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은 A씨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었음을 단정할 수 없다며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해 징역 19년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