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능력 시험대 오른 동원·하림 오너 2세들…HMM 인수전서 맞붙는다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 ▲김준영 엔에스쇼핑 이사 키맨 역할
[서울=뉴시스]주동일 기자 =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 HMM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식품 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기업인 동원그룹과 하림그룹 오너 2세들이 직접 인수전을 주도하면서 정면 대결이 펼쳐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동원그룹 창업주 김재철 명예회장의 차남 김남정 부회장과 하림그룹 창업주 김홍국 회장의 장남 김준영 엔에스쇼핑(NS홈쇼핑) 이사가 인수전의 키맨 역할을 맡으며 치밀한 준비에 나서고 있다.
각 그룹 승계 과정에서 이번 인수전이 중요한 경영 능력 시험대가 될 수 있어서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는 23일 HMM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진행되는 가운데 동원그룹과 하림그룹이 예비입찰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로 선정되며 적극적으로 인수전에 뛰어드는 모양새다. LX인터내셔널도 후보군이지만 두 식품 그룹이 우선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김 부회장이 이끄는 동원그룹은 그동안 인수합병을 통해 빠르게 사세를 확장했다. 2000년엔 종합식품기업 동원F&B를 설립해 참치 외 식품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동원그룹은 삼성증권을 통해 HMM 투자설명서(IM)를 받은 바 있다. 동원그룹이 HMM을 인수할 경우 기존 항만(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육상 물류(동원로엑스)에 이어 해상 운송으로 물류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
HMM 인수를 할 경우 재계 순위 역시 급등할 전망이다. 현재 동원그룹의 자산 총액은 지난 3월 기준 약 8조9050억원으로 54위에 머무르고 있다. 자산 총액이 25조원대에 이르는 HMM을 인수하면 동원그룹의 재계 순위는 16위인 LS그룹(약 29조원)을 제칠 것으로 보인다.
김 부회장은 김 동원그룹 창업주의 장남인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이 동원그룹의 금융부문을 계열분리해 나가면서 동원그룹을 승계하게 됐다.
김 부회장은 2013년 동원그룹 부회장에 오른 후 10년째 장기간 부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부회장에 오른 후 ▲물류 ▲포장재 ▲2차전지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그룹의 외형 성장을 이끌고 있다.
현재 동원그룹은 HMM 인수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김 부회장이 HMM 인수를 성공적으로 성사시킬 경우, 그 성과를 토대로 회장 타이틀을 달 가능성이 점쳐진다.
김 창업주는 2019년 4월 공식적으로 경영에서 손을 뗀 뒤 은퇴해 현재는 동원그룹 명예회장이다. 회장직은 현재 공석인 상황이다.
김 명예회장도 "HMM 인수가 꿈의 정점"이라고 밝히며 강력한 인수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일각에서는 오너 일가가 오랜 기간 동안 회장직을 공석으로 두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이례적인 사례라는 분석도 나온다. 오너가 물러난 후 1~2년 안에는 2세 승계가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하림그룹 역시 JKL 컨소시엄과 최근 삼성증권을 통해 HMM 투자설명서를 수령한 바 있다. 하림이 주요 지분을 사들이고, JKL파트너스가 블라인드 펀드를 통해 소수 지분을 사들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JKL파트너스엔 김 하림그룹 창업주의 장남인 김 이사가 시니어매니저(수석운용역)로 근무 중이다. 사실상 HMM 인수와 관련된 실무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자 하림그룹의 HMM 인수가 김 이사의 경영권 승계를 증명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김 이사는 누나이자 김 창업주의 장녀인 김주영 하림지주 상무와 함께 그룹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특히 올해 3월 NS쇼핑 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린 김 이사는 NS쇼핑 사내이사로 선임될 당시 본격적인 2세 경영이 시작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장남과 장녀를 중심으로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란 전망이다.
김 이사는 엔에스쇼핑 임원 발탁과 비슷한 시기에 하림지주의 이커머스 자회사 글라이드에 사내이사로 참여했는데, 가성비 제품들을 제공하며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하림그룹과 JKL파트너스는 2015년 벌크선사 팬오션을 공동 인수한 바 있다. 팬오션은 연간매출이 2015년 1조8000억원에 그쳤지만 지난해 6조4200억원으로 급증했다. 영업이익 역시 2000억원대에서 8000억원대로 4배 가까이 늘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jd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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