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주로에서만 5시간…승객 탑승한 채 지연시킨 외국항공사 결국

지난 7월 14일 김해공항. 이날 부산은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내려 비행기의 이착륙이 어려운 상황까지 갔다. 결국 베트남 하노이를 출발해 김해공항에 내리려던 베트남항공 항공기는 인천공항으로 회항을 결정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터졌다. 재이륙을 준비하던 중 승객이 모두 항공기에 탑승한 채로 이동지역에서 무려 5시간 18분을 머문 것. 안그래도 회항하느라 시간을 흘려보낸 상황에서 베트남항공은 이륙하지 못한 채 5시간을 훌쩍 넘겨버렸다.

베트남항공 항공기 / 사진 = 플리커

결국 베트남항공은 항공사업법을 위반해 국토교통부로부터 2500만 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항공사업법 제61조의2(이동지역에서의 지연금지 등)의 규정에 따르면 국제선 항공편의 경우 승객이 항공기에 탑승한 상태로 이동지역 내에서 4시간을 초과해 대기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국내선은 3시간까지다.

과징금 금액은 국제항공 운송사업자가 5000만 원, 국내항공 운송사업자는 1000만 원을 내야 한다. 다만 위반행위가 사소한 부주의나 오류로 인한 것이거나 위반행위자가 법 위반상태를 시정하거나 해소하기 위해 노력한 사실 등을 인정할 경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2분의 1 범위 내에서 줄일 수 있다. 이에 베트남항공은 2500만 원의 과징금을 확정했다.

에어로몽골리아 항공기 / 사진 = 플리커

이와 함께 에어로몽골리아도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에어로몽골리아는 국토교통부로부터 운임 인가를 받지 않고 몽골 울란바토르와 인천을 오가는 노선을 지난 7월 1일 운항 개시했다. 이에 항공사업법 제60조에서 준용하고 있는 제14조(항공운송사업 운임 및 요금의 인가 등)를 위반해 과징금 1000만 원을 부과했다.

운임 및 요금의 인가를 받지 않은 경우 국제항공 운송사업자는 2000만 원의 과징금을 내야 하나 이 역시 국토교통부 장관의 판단에 따라 2분의 1 범위 내에서 감경할 수 있다. 그 결과 에어로몽골리아는 1000만 원의 과징금으로 정해졌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달 18일 이와 관련한 행정처분심의위원회를 열어 그 결과를 각 항공사에 사전통지 한 뒤 해당 항공사의 의견청취 등을 거쳐 확정했다. 해당 위원회는 항공정책관을 위원장으로 해 변호사와 항공분야 전문가 등 내‧외부 전문가 7명으로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김영국 국토교통부 항공정책관은 “항공교통이용자의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법규 위반행위에 대해 합당한 처분을 한 것”이라며 “항공수요를 회복하고 있는 시점에 항공교통이용자 보호를 위해 외국항공사도 철저히 항공법규를 준수할 수 있도록 관리감독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