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성소수자·왕따…칸픽 '괴물', 사회문제 꼬집은 고레에다의 뚝심(종합)
김선우 기자 2023. 11. 22. 17:29
거장의 신작은 달랐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괴물'이 초겨울의 극장가에 묵직한 한방을 날릴 전망이다.
29일 개봉하는 영화 '괴물(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몰라보게 바뀐 아들의 행동에 이상함을 감지한 엄마가 학교에 찾아가면서 의문의 사건에 연루된 주변 사람들 모두가 감정의 소용돌이를 겪게 되는 이야기.
'괴물'은 제76회 칸영화제 각본상 수상작이자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29일 개봉하는 영화 '괴물(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몰라보게 바뀐 아들의 행동에 이상함을 감지한 엄마가 학교에 찾아가면서 의문의 사건에 연루된 주변 사람들 모두가 감정의 소용돌이를 겪게 되는 이야기.
'괴물'은 제76회 칸영화제 각본상 수상작이자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22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괴물' 시사회 및 화상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일본에서 촬영 중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화상으로 참여했다.
'괴물'은 같은 사건에 대해 아이와 어른들의 시각이 다른 점, 그로 인해 갈리는 사실과 진실, 후반부로 갈수록 휘몰아치는 반전 등 볼거리가 다채로운 작품이다. 보고 나면 먹먹함이 남기도. 앞서 한국 영화 도전작이었던 '브로커'에서 남긴 아쉬움을 '괴물'로 완전히 씻어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이 영화를 만들며 항상 관객들에게 어떤식으로 무엇을 보라는 방식은 취하지 않는다. 이 영화를 접하게 된 건 완전 바탕이 됐던 시나리오다. 5년도 더 된 거 같다. 플롯을 읽어 나가는 과정에서 한장 한장 읽어 나가면서 무엇이 일어나곤 있는데 이걸 잘 모르겠다는 느낌이 있었다. 누가 나쁜지 나도 모르게 찾고 있더라"며 "담임인가 어머니인가 괴물이 누군가, 나도 모르게 찾고 있었다. 나중에 등장 인물과 다르게 나 또한 진실을 알지 못했다는 걸 후반에서 알게 됐고 스릴링하다고 생각했다. 난 절대 쓸 수 없다는 플롯이라 생각했다. 처음 읽었던 긴장감, 나도 모르게 괴물을 찾아 나가는, 화살을 누구에게 돌릴 것인가. 관객들이 이 영화를 봤을 때 같은 느낌을 받길 바라서 그런 방식으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영화의 밀도를 높인 두 아역 쿠로카와 소야, 히이라기 히나타 등 아역배우들의 열연이 눈에 띈다. 두 아역배우는 안정적인 연기 뿐 아니라 소년들의 우정 및 사랑에 대해 섬세하게 그려냈다.
이에 대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아역 배우들의 연기 지도에 있어서 방법적으로 '아무도 모른다' 때와는 전혀 달랐다. '아무도 모른다' 찍을 땐 아이들에게 대본을 주지 않고, 현장에서 직접 입으로 해야하는 이야기를 전달하면서 즉흥적으로 연기하게 했다. 그 당시에는 순간 순간 그 장소에 아이들이 있다는 걸 표현하는데 중시했다"며 "이번 영화에서는 굉장히 복잡하고 단순하지 않은 표현을 해야해서 소년들이 즉흥적으로 대사하는 건 위험하다 생각했다. 오디션 단계부터 대본을 준다는 걸 전제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디션을 본 소년들 중에서 두 소년이 단연 뛰어났다. 두 사람 모두 대본이 있으면 좋겠다 했다. 이후 리딩도 하고 리허설도 했다. 공부하는 자리도 많이 했다. 성교육 포함해 LGBTQ 담당 선생님도 모셔서 아역 배우는 물론 스태프까지 교육을 받았다. 아역에 대해서는 부모님 허락 하에 교육 시켰다. 단계를 밟아 나가면서 만들어 나갔다. 새로운 접근법은 결과적으로 잘 됐고, 좋은 연기가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역 배우들 뿐 아니라 엄마 역의 안도 사쿠라, 담임 선생님 역의 나가야마 에이타 등 성인 배우들의 연기 역시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안도 사쿠라는 모든 신을 너무 잘해내고 아들에 대해 갖는 불안감이나 초조감을 놀라울 정도로 훌륭하게 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내가 안도 사쿠라를 기용하면 좋겠다고 먼저 말했다. 이전에 '어느 가족' 찍을 때 깊이가 있고 엄청난 포텐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출연제안을 했는데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이었다. 지금은 여러가지 이유로 모티베이션이 없다며 바로 거절했었다. 다시 전화를 걸어서 한시간 정도 계속 이야기해서 설득했다. 만족할 수 있는 좋은 연기가 나왔다. 끈질기게 조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반은 강제로 출연한게 아닌가 싶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평소 '어느 가족', '브로커' 등 다수의 작품을 통해 사회적인 문제를 꼬집었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괴물'을 통해서도 아동 문제나 성소수자 문제 등을 강압적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어디까지 깊이 이야기하는가에 대해 고민되고 어려운 문제다. 일단 일본 사회에서 굉장히 아직도 성적인 문제는 많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아직도 대부분 지역에서 동성혼에 대해 법적으로 인정하고 있지 않다. 가족의 형태, 부부의 형태, 사랑의 형태에 대해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정의는 좁게 하고 있다"며 "영화를 통해 일본의 제도 자체를 비판하고자 하는 마음은 없다. 인간의 내면의 이야기를 보여줌으로서 일반적인, 호리 선생님이 자주 쓰는 남자가 남자다운 이런 표현이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상대를 상처주기 위함이 아니라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것인데 그런 말을 들은 소년들은 억압적이고 폭력적으로 들릴 수 있다는 것. 해를 받기도 한다는 걸 중시하고 싶었다. 알지 못할 때 생기는 가해와 피해가 아닌가 싶다"고 소신을 밝혔다.
평소 '어느 가족', '브로커' 등 다수의 작품을 통해 사회적인 문제를 꼬집었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괴물'을 통해서도 아동 문제나 성소수자 문제 등을 강압적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어디까지 깊이 이야기하는가에 대해 고민되고 어려운 문제다. 일단 일본 사회에서 굉장히 아직도 성적인 문제는 많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아직도 대부분 지역에서 동성혼에 대해 법적으로 인정하고 있지 않다. 가족의 형태, 부부의 형태, 사랑의 형태에 대해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정의는 좁게 하고 있다"며 "영화를 통해 일본의 제도 자체를 비판하고자 하는 마음은 없다. 인간의 내면의 이야기를 보여줌으로서 일반적인, 호리 선생님이 자주 쓰는 남자가 남자다운 이런 표현이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상대를 상처주기 위함이 아니라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것인데 그런 말을 들은 소년들은 억압적이고 폭력적으로 들릴 수 있다는 것. 해를 받기도 한다는 걸 중시하고 싶었다. 알지 못할 때 생기는 가해와 피해가 아닌가 싶다"고 소신을 밝혔다.
영화에는 왕따, 싱글맘, 희생 당하는 교사 등 여러 형태의 인물상이 그려지기도. 이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각본의 힘"이라고 공을 돌리며 "오디션도 보고 학교도 찾아갔다. 공동작업을 많이 하긴 했다. 마침 코로나 팬데믹이 있었고 제작이 스톱됐기 때문에 각본가님과 함께 만들어 나가는 시간이 많긴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각본가 사카모토 유지와의 작업기를 추가 언급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엄청난 각본가다. 후반부 음악실에서 관악기 부는 이야기는 처음에 사카모토 류지 작가가 플롯을 썼을 때부터 있었던 이야기다. 내가 직접 극본을 썼더라면 미나토와 호리, 미나토와 요리를 등장시켜서 악기를 불게 했을 거 같은데 미나토와 가장 먼 존재인 교장 선생님이 만나서 두 사람이 악기를 분다는 건 두 사람 모두 가장 소중한 걸 지키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는 아픔을 가지고 있다. 악기를 함께 분다는 건 나로서는 엄청나다는 생각밖에 할 수 없었고 매우 공부가 됐다. 그런 부분에서 다음에도 꼭 사카모토 유지와 다시 작업을 하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각본가 사카모토 유지와의 작업기를 추가 언급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엄청난 각본가다. 후반부 음악실에서 관악기 부는 이야기는 처음에 사카모토 류지 작가가 플롯을 썼을 때부터 있었던 이야기다. 내가 직접 극본을 썼더라면 미나토와 호리, 미나토와 요리를 등장시켜서 악기를 불게 했을 거 같은데 미나토와 가장 먼 존재인 교장 선생님이 만나서 두 사람이 악기를 분다는 건 두 사람 모두 가장 소중한 걸 지키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는 아픔을 가지고 있다. 악기를 함께 분다는 건 나로서는 엄청나다는 생각밖에 할 수 없었고 매우 공부가 됐다. 그런 부분에서 다음에도 꼭 사카모토 유지와 다시 작업을 하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괴물'은 음악의 힘도 크다. 故사카모토 류이치 감독의 마지막 작품이기도. 이에 대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사카모토 류이치 감독님이 만들어주신 곡도 있고 기존 곡도 있다. 밤의 호수를 비추고 있을 때 나오는 음악이 좋다고 생각한다. 기존에 있었던 곡도 있어서 정말 고르기가 힘들다. 이 영화의 마지막에서 두 소년을 마치 축복하는 듯이 아쿠아라는 곡이 흘러 나온다. 아쿠아라는 곡은 오퍼를 하고 OK 받기 전에 이 곡을 넣어서 편집을 했었다. 그 정도로 잘 어울리는 부분이라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로는 맨홀에 소년 두명이 엎드려서 맨홀 소리를 듣고 둘이 같이 뛰어서 비밀기지까지 가게 되는 장면이 쭉 이어지는데, 그 장면에 흐르는 곡이 잘 어울린다"고 이야기했다.
또 "사카모토 류이치 감독님의 유작이 이 작품이 돼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일본 뿐 아니라 전세계 손실이라 생각한다. 그 분이 남기신 건 시대를 초월에 여러분이 듣게될 거라 생각한다. 그분의 작업에 내 영화가 조금이나마 관여됐다는 게 내게는 큰 긍지다"라고 덧붙였다.
또 "사카모토 류이치 감독님의 유작이 이 작품이 돼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일본 뿐 아니라 전세계 손실이라 생각한다. 그 분이 남기신 건 시대를 초월에 여러분이 듣게될 거라 생각한다. 그분의 작업에 내 영화가 조금이나마 관여됐다는 게 내게는 큰 긍지다"라고 덧붙였다.
'괴물'은 결말 역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답다. 인위적인 해피엔딩보다는 자연스러움을 담았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모호하다는 반응이 있기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결말에 대해서는 각본을 여러번 고쳐 쓰면서 여러 결말을 모색했다. 사실 여러 버전의 결말이 있었다. 꿈 같이 끝나는 느낌도 있었다. 달리는 기차 안에서 아이 두명이 타 있는 것도 있고, 리얼하게 부모님이 나타나서 구해내는 것도 있었다. 그들이 구해진다라는 의미에서 본다면 마지막에 부모님이 구하는 것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그들이 있는 그대로 자신들을 긍정할 수 있고 받아들일 수 있는게 최고의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했다. 이야기의 결말이 무엇을 향해 가는가보다, 무엇에 있어서 긍정적이고 스스로를 받아들일까를 중시해 지금의 결말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JTBC엔터뉴스, (주)미디어캐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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