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제조 원가 낮추고 종균으로 맛 차별화... “김치도 과학이다”
“값싼 중국산 김치와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2027년까지 제조원가를 30% 낮출 겁니다.”(박해웅 세계김치연구소 기술혁신연구본부장)
“김치 종균에 따라 브랜드별 맛의 차이가 생깁니다.”(이진주 풀무원기술원 글로벌김치팀장)
“양념 속넣기 공정을 자동화했는데, 포기김치 생산 때 소요 시간을 1시간 이상 단축할 수 있었습니다.”(김치은 농가식품 대표)
2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인 세계김치연구소가 ‘과학의 힘으로 김치를 새롭게 하다’를 주제로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연 ‘위킴 페스티벌’에서 발표를 맡은 연사들은 이같이 말했다.
이날은 ‘김치의 날’이다. 김치의 날은 식품 최초 법정기념일로, 세계 문화유산인 김장 문화를 계승하고 김치의 가치와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지정됐다. 올해는 ‘김장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지 1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김치 수출액은 앞서 지난 2021년 약 1억600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9월 김치 수출액이 전년 동기대비 10.6% 증가해 연말까지 2021년에 기록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해웅 세계김치연구소 기술혁신연구본부장은 이날 ‘과학으로 보는 김치: 세계김치연구소 혁신 R&D 성과’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김치연구소는 김치 발효의 과학화, 김치 산업의 선진화, 김치 연구·문화 자원화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산 김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재 1㎏당 3153원인 가격을 오는 2027년까지 2207원으로 낮출 것”이라며 “김치 원부재료의 수급 안정화 기술과 김치 생산 공정 자동화 기술로 제조 원가를 30% 낮추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박 소장은 “김치 복사기, 양념 속넣기 설비로 김치 생산성을 향상해 생산량이 수작업에 비해 9배 늘었다”며 “대상, 풍미식품 등 김치 제조업체 28개소에서 상용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병든 배추를 인공지능(AI)으로 잡아내고, 3분 내로 분석해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치의 비만 개선 효과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확보했다”며 “비만 유도 생쥐에 배추 김치를 식이한 후 체지방이 31.8% 감소했고, 시상하부 신경염증과 뇌혈관 장벽 손상 정도도 39% 개선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비만 대상자를 평균 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배추 김치를 매일 2~3회 섭취 때 비만에서 정상 체중으로 회복하는 확률도 40%였다. 김치에 캡사이신, 퀘르세틴, 카페이트, 오르니틴 등 항 비만 생리활성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이진주 풀무원기술원 글로벌김치팀장은 ‘종균으로 김치의 맛과 품질 차별성 확보’를 주제로 발표하며 “아삭하고 시원한, 맛있고 안정적인 품질의 김치는 유산균 김치”라고 말했다. 그는 “상품 김치 품질에서 중요한 부분은 품질 균일화, 규격화, 품질 유지에 더해 브랜드의 차별화되는 맛”이라며 “품질 안정성과 차별적인 맛 확보 목적으로 주요 제조사는 종균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풀무원은 글로벌 김치 확장을 위해 수출 국가별로 종균을 어떻게 적용할지 검토하고 상용화를 진행하고 있다. 이 팀장은 “중국에서는 품질 안정성과 발효 품질 관리를 위해 종균을 적용하고 있다”며 “유통 범위가 넓고 장시간 이동, 냉장 관리 부족 등으로 품질 관리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프로바이오틱스 표시를 위해 종균을 적용하고 있다.
김치은 농가식품 대표는 ‘이제 김치도 자동화로 스마트하게: 양념 속넣기 공정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표하며 “김치 생산은 수작업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며 “포기김치 속 넣기 공정이 가장 자동화율이 낮다”고 강조했다.
그는 “포기김치 생산 공정은 반자동으로 가능하고, 기존 대비 생산성이 향상되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양념 혼합과 배출 등을 자동으로 하면서 양념 손실률도 최대 3%고 배추 물러짐 현상은 없었다”고 말했다.
농가식품은 세계김치연구소와 공동으로 양념 제조 공정 자동화 연구를 수행 중이다. 김 대표는 “양념 제조 공정 또한 대부분 수작업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원재료의 계량 오차, 이물 혼입, 수작업으로 인한 작업자의 근골격계 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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