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쓰겠다"는 대통령 당선에 … 페소화 추풍낙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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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화폐인 페소화를 버리고 미국 달러를 공용통화로 채택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던 하비에르 밀레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가 암시장에서 하루 새 13% 이상 추락했다.
페소화 가치가 추락하는 상황에서 이를 대체할 만큼의 달러를 보유하고 있지도 않은 데다 막대한 아르헨티나의 외채와 정부부채 등을 감안하면 자칫 경제가 더 불안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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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보유고 바닥·정부 빚더미
"현실성 없다" 벌써 회의론 나와
법정화폐인 페소화를 버리고 미국 달러를 공용통화로 채택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던 하비에르 밀레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가 암시장에서 하루 새 13% 이상 추락했다. 금융시장은 정부 지출 삭감, 국유기업 민영화 등 친기업적인 정책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달러화 채택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비공식 환율 정보를 제공하는 '블루달러넷'에서 집계한 달러당 페소화 가격(팔 때 기준)은 1075페소를 기록하며 전 거래일보다 13% 넘게 추락했다. 이날 아르헨티나 정부가 정한 공식 환율은 달러당 360페소 선이었는데, 갈수록 괴리가 커지고 있다.
밀레이 후보가 당선된 지난 20일은 아르헨티나 공휴일로 신임 대통령 영향력은 21일부터 외환·금융시장에 미쳤다. 밀레이 당선자인은 당선 직후 인터뷰에서 페소화와 중앙은행을 버리고 미국 달러화를 채택하겠다는 '달러화 공약' 이행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대선 캠페인 당시 기성 정치인들이 포퓰리즘 정책을 위해 중앙은행에서 페소화를 마구 찍어냈다고 비난하며 연간 140%를 넘은 인플레이션의 책임을 전 정권에 돌린 바 있다.
2019년 말 좌파 포퓰리즘(페론주의) 성향의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정부는 4년 집권 기간에 근로자 소득세 면제, 대중교통 보조금 지급 등 선심성 복지 혜택을 펼쳤다. 그 결과 집권 초 달러당 65페소였던 비공식 환율은 올해 7월 달러당 500페소까지 약 87% 추락했다. 올해 8월 아르헨티나 대선 예비선거(PASO)에서 정치 신인 밀레이가 1위를 차지하자 페소화 폐기 가능성 우려에 비공식 환율은 지난 9월 달러당 720페소 선으로 떨어졌고, 10월 22일 밀레이가 결선 투표에 진출하자 920~950페소까지 추락했다.
다만 '달러화 채택 공약'을 현실로 옮기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페소화 가치가 추락하는 상황에서 이를 대체할 만큼의 달러를 보유하고 있지도 않은 데다 막대한 아르헨티나의 외채와 정부부채 등을 감안하면 자칫 경제가 더 불안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아르헨티나가 짊어진 달러 부채는 440억달러로 전 세계 국가 중 1위다. 21일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역대 정부가 페소화 발행을 남발한 결과, 실질적인 정부 재정적자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약 10%이고, 공공부채까지 포함하면 GDP의 90%에 달한다. 외환보유액도 중국과 체결한 위안화 스왑 등을 제거하면 약 100억달러 적자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헨티나 경제가 달러화로 전면 전환하기 위해선 정부와 중앙은행의 페소화로 표시된 예금·채권·자산 등을 달러화로 교체할 수 있도록 충분한 달러화가 필요하다.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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