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뉴스타파, 올초 신학림 금품수수 알고도 '쉬쉬'

신씨, 1월 본지 취재 들어가자
김용진 대표에게 모두 털어놔
5일 뒤엔 전문위원직 사임

대장동 사건의 주범 김만배 씨로부터 돈을 받고 허위 인터뷰를 내보낸 혐의를 받고 있는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전 뉴스타파 전문위원)이 금품 수수 사실을 올해 1월 초 뉴스타파 경영진에게 실토한 것으로 파악됐다.

22일 매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 부장검사)은 1월 9일 당시 뉴스타파 전문위원이었던 신 전 위원장이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에게 전송한 "일이 이렇게 됐지만 조직을 우선하는 판단을 하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 전 위원장은 "앞으로 모르는 번호의 전화를 받지 않겠다"고도 했다. 앞서 같은 날 본지는 신 전 위원장과 통화하면서 "김씨로부터 100억원을 받고 대본대로 허위 인터뷰를 한 것 아니냐"고 질문한 바 있다. 당시 신 전 위원장은 당황하며 부인하지 않았다.

본지와 통화가 끝난 후 신 전 위원장은 김 대표에게 취재가 들어왔다는 사실을 보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김 대표에게 이메일로 보낸 경위서에서 김씨로부터 1억6500만원을 수수한 경위에 대해 상세히 알렸다고 한다. 신 전 위원장은 본지 기자에게 허위 인터뷰 관련 전화를 받고 나서 5일 뒤인 1월 14일 뉴스타파 전문위원직을 사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타파는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을 검찰의 강제 수사가 시작될 때까지 8개월 가까이 쉬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널리즘 윤리에 기반한 상식에 따른다면 기사와 관련해 결정적인 사실의 오인이나 대가성이 확인될 경우 이를 공개하고 기사를 철회하는 것이 정상적이다. 뉴스타파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뉴스타파는 9월 1일 검찰 수사에 임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신 전 위원장이 자신의 저작물을 김씨에게 판매했다는 사실은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며 "김씨 녹음 파일을 보도하기로 결정한 과정에 두 사람의 금전 거래가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의미"라는 입장문을 냈다. 수사 이전에는 금전 거래를 몰랐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는 애매한 표현이었다.

또 뉴스타파는 "검찰은 신 전 위원장이 김씨의 청탁을 받고 뉴스타파를 통해 '김만배 음성 파일'을 보도했다는 전제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신 전 위원장은 보도 여부를 결정할 위치에 있지 않았다"며 "당시 해당 보도는 뉴스타파 편집회의에서 기사 가치를 면밀히 검토한 뒤 나갔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허위 인터뷰가 보도되기 10일 전부터 신 전 위원장과 김 대표가 긴밀히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고 보고 있다.

[최예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