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큐, 엔비디아!” 바야흐로 반도체의 계절…관련 ETF 봇물 [투자360]

2023. 11. 22.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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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가 이끈 AI 반도체 시장 훈풍
반도체 테마 ETF 이달 들어 10% 넘는 수익률 기록
HBM 관련 국내 소부장 집중 투자 ETF 상장도 눈길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엔비디아가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AI(인공지능) 시장을 겨냥한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가 강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AI용 반도체 수요 급증에 메모리, 패키지 사업 간 협업도 늘어난다는 기대감에 한국과 일본의 반도체 ETF 상품들도 덩달아 오름세를 탔다. 전문가들은 기존 반도체 주도주와 함께 AI 반도체 제작에 필수 요소인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 소부장 종목을 담아낸 ETF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월부터 이날까지 국내 증시에 반도체를 테마로 상장된 ETF 상품은 총 6개로 집계됐다. 전날 국내 양대 운용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제외하고 HBM과 AI 반도체 장비, 공정 기업들로만 담아낸 ETF를 동시 상장시키면서 눈길을 끌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AI반도체핵심장비’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AI반도체핵심공정’이 그 대상이다. 지난달에는 미국과 일본 각각 반도체 산업에 투자하는 ‘KBSTAR 미국반도체NYSE’와 ‘한국투자ACE일본반도체’이 상장되면서 반도체 훈풍을 예고했다.

올해 반도체 ETF 트렌드는 한마디로 ‘HBM’이다. 최근 엔비디아는 5세대 HBM이 대거 적용된 최신 AI 가속기 ‘H200’을 선보이면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고 있다. 메모리 시장 회복에 AI 반도체 수요까지 겹치면 이들의 실적 반등 속도는 훨씬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올 3분기 엔비디아의 ‘역대급 실적’도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이번 3분기 실적은 주당순이익(EPS) 4.02달러로 시장예상 3.37달러 뛰어넘었다. 매출도 181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배 폭증했다.

반도체 ETF 수익률도 HBM 테마에 따라 갈렸다.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이달 들어 반도체를 테마로 한 ETF 24개의 평균 수익률은 10%(12.3%)를 웃돌았다. 지난달 24일 상장한 KBSTAR 미국반도체NYSE(H)는 이달에만 18% 오르면서 수익률 1위(레버리지 제외)를 기록했다. 환율변동성에 노출된 언헷지형 상품도 12.8%의 수익률을 올렸다. 이 ETF는 AI반도체·HBM·고성능 DRAM 등 미국 반도체 기업에 투자하며 AMD, 브로드컴, 엔비디아 등을 상위 편입 종목으로 담아 내고 있다.

이 밖에도 ▷ACE AI반도체포커스(13.03%) ▷KODEX 미국반도체MV(12.70%) 등도 상승세를 탔다. 금정섭 KB자산운용 ETF마케팅본부 본부장은 “해당 글로벌 대표 반도체 ETF인 ‘iShares Semiconductor ETF’(SOXX)와 동일한 기초지수를 추종한다”며 “AI 발전에 따라 새로운 성장 국면을 맞이한 반도체 산업 전반에 투자가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미국의 ‘SOXX ETF’가 각광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반도체 ETF에선 한미반도체가 효자 역할을 해내고 있다. SK하이닉스의 10조원 규모 투자가 HBM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한미반도체의 강세를 전망하는 분석이 많다. 한미반도체를 편입한 ▷KBSTAR 비메모리반도체액티브(수익률 17.63%) ▷SOL 반도체소부장Fn(17.86%) ▷KODEX Fn시스템반도체(13.39%) 등도 이달 들어 10%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한미반도체는 5만2500원에서 6만1500원으로 17% 올랐다.

올 하반기 야심차게 출시된 일본 반도체 ETF는 미중 무역갈등을 발판 삼아 재기를 노리고 있다. 엔비디아가 미중 갈등에 따른 중국에 대한 AI 반도체 수출 규제 강화를 향후 실적의 위협 요인으로 꼽았다면, 일본 반도체 산업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영향으로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으로 거론된다. 이달 일본 증시도 반등하면서 TIGER 일본반도체FACTSET(16.75%)과 ARIRANG 일본반도체소부장Solactive(11.55%) 등도 모처럼 오름세를 기록했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반도체 주도주에 대한 투자 모멘텀이 유효한 가운데 전통 소부장에 대한 비중확대를 함께 고려할 시점”이라며 “DRAM 미세화와 HBM 캐파 확대 관련 수혜 여부가 핵심이다. 소재와 부품의 경우, 내년 2분기를 기점으로 가파른 가동률 턴어라운드 가시성도 확보된 상태”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fo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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