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드 가려도 '무용지물'...종이 상품권으로 바꿔 '꿀꺽'
가려놓은 바코드 복원…상품권 3천만 원어치 교환
마스크 바꿔 끼며 추적 피해…"수집벽 있어서"
[앵커]
중고거래 앱에 올라온 백화점 모바일 상품권을 몰래 가로챈 남성이 경찰에 적발돼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도용 방지를 위해 가려놓은 바코드를 복원하는 수법으로 교환한 실물 상품권이 무려 수천만 원어치에 이릅니다.
안동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서울에 있는 한 대형마트.
검은 마스크를 쓴 남성이 상품권 무인 교환기 앞으로 다가옵니다.
휴대전화로 여러 차례 바코드를 찍자 교환기에서 실물 상품권이 착착 나옵니다.
30대 남성 A 씨가 교환한 건 중고 거래 애플리케이션에 올라온 모바일 상품권.
돈을 주고 거래한 적도 없지만 A 씨에겐 자기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무단 도용을 막기 위해 판매자가 색을 칠해 가려놓은 바코드를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몰래 복원한 겁니다.
이런 방식으로 1년 6개월 동안 서울과 경기 일대 백화점 등을 돌며 A 씨가 실물 상품권으로 교환한 상품권은 무려 3천만 원어치에 달합니다.
중고거래 앱 판매자나 구매자는 상품권을 써보지도 못하고 고스란히 당했습니다.
[모바일 상품권 무단 도용 피해자 : 어이가 없었어요. 바코드도 제가 반을 잘랐었어요. 다 지운 것도 아니고 반을 자르고 위에 거를 지운 거였는데 이 사람이 다 살린 거죠.]
A 씨는 상품권을 교환할 때 걸어서 이동하거나 마스크와 안경을 바꿔쓰는 식으로 추적을 피해오다 결국 경찰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수집벽이 있어 상품권을 모았을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백만 원어치는 실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정치 / 서울 광진경찰서 사이버범죄 수사1팀장 : 이런 기술적인 수단을 이용해서 복원해서 범행에 이용할 수 있으니 중고 거래를 할 때 바코드를 아예 게시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합니다.]
경찰은 A 씨를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습니다.
또, 압수한 실물 상품권 일련번호를 역추적해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자 130명에게 상품권 천3백만 원가량을 돌려줬습니다.
YTN 안동준입니다.
영상편집 : 고창영
YTN 안동준 (eastju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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