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원희룡에 이상민·양향자까지" 불지핀 與 '슈퍼 빅 텐트'
여당의 총선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스타 장관'의 출마가 가시화되는 가운데 이들 스타장관의 총선 역할론에 관심이 쏠린다. 여기에 국민의힘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신당 창당에 맞서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등 범야권 인사까지 아우르는 '슈퍼 빅 텐트(여러 정치 세력을 아우르는 연합 정치)'를 총선 승부수로 던졌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스타 장관부터 범야권까지 아우르는 슈퍼 빅 텐트 구상에 착수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우리 당 차원에서도 스타 장관들의 출마를 적극적으로 요청한 부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제가 판단하기에는 적어도 70% 정도는 (총선) 출마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최근 윤석열정부 내각 중 내년 총선과 관련해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은 한 장관이다. 한 장관은 지난주 대구 방문에 이어 이번 주 대전과 울산을 잇따라 찾는 등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한 장관의 일정엔 팬클럽을 방불케 하는 인파가 몰리며 사진촬영, 사인 공세가 벌어지고 있다. 한 장관은 "할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며 매번 정치권 지출과 관련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한 장관은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를 찾은 자리에서 "대구시민을 대단히 존경한다. 한국전쟁 과정에서 한 번도 적(敵)에게 도시를 내주지 않았다. 전쟁의 폐허 위에 산업화 과정을 통해 경쟁에서 이긴 분들"이라고 추켜세웠다. 대전 방문에서 "여의도 사투리가 아닌 5000만이 쓰는 언어를 쓰겠다"고도 하면서 사실상 정치인의 언어를 구사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 장관도 총선에서의 역할이 주목되는 스타 장관이다. 원 장관은 전날 국회에서 국민의힘이 주최한 '노후계획도시 정비특별법 간담회'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만일 총선에 임해야 한다면, 국민과 당을 위해 필요로하는 일이라면, 어떤 도전과 희생이라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재선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천 계양을 출마도 불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당 핵심 인사들의 험지 출마 및 불출마 요구를 강조해온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이러한 원 장관의 발언에 "고마워서 눈물이 난다"며 화답했다.
여기에 재선 의원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의 출마가 확실시되고, 비례대표 출신인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4선 박진 외교부 장관도 막판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대부분 전국적인 인지도를 갖춘 '스타장관'으로 분류된다.
여기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슈퍼 빅 텐트' 구상을 제시했다. 국민의힘 원외인사는 물론 야당인사, 특히 민주당 비명계 의원들도 포용할 수 있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 대표는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년 총선은 청년들의 내일, 나라의 미래가 달린 선거"라며 "국민의힘은 나라의 발전적 미래를 고민하는 모든 분과 슈퍼 빅 텐트를 치겠다"고 말했다. 이미 국민의힘은 시대전환과의 합당을 통해 조정훈 의원을 영입한 상태다. 여기에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이상민 민주당 의원 등의 합류 가능성도 나온다.
실제로 양 대표는 전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국민의힘으로부터 연대 제안을 받은 사실을 밝혔다. 양 대표는 "정중하게 예의를 갖춰서 얘기를 한 것은 최근"이라면서 "대부분 그런 말씀을 일단 하신 것으로 아시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는 이달 23일 전체회의 후 연구개발(R&D) 관련 내용을 담을 것으로 관측되는 5호 혁신안의 발표에 앞서 양 대표의 강연을 듣기로 했다.
앞서 혁신위는 민주당 5선인 이상민 의원을 만나 '한국 정치 문제점과 개혁 방안' 강연을 들기도 했다. 이 의원은 토론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을 통해 제 정치적 꿈을 이루고자 했는데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고 저의 공간도 없고 너무나 힘 막힐 상황이었다"며 "국민의힘 혁신위에서 저 같은 사람을 불러서 제가 가진 얕은 경험이나마 듣고자 하는 점에 저는 희망을 봤다"고 말했다.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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