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높은 공급망…해상풍력, 한국 기업 수출길 넓힌다"
전세계 최대 해상풍력 개발 기업들이 한국 풍력 공급망 기업들의 높은 경쟁력을 언급하며 한국 내 해상풍력 시장이 형성될 경우 이 같은 기업들의 성장·수출 기회가 커질 거라 강조했다. 한국의 대표적 해상풍력 공급망 기업인 SK오션플랜트·LS전선은 한국 내 해상풍력 확대를 위한 정책과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22일 코엑스 열린 머니투데이 그린비즈니스위크(GBW) 첫 메인 세션 '해상풍력과 한국 산업의 기회'에는 세계 최대 해상풍력 개발사인 덴마크 오스테드, 독일 RWE 및 한국의 대표적 해상풍력 공급망 기업인 SK오션플랜트, LS전선이 참석해 한국의 해상풍력 기회에 대한 전망과 제언을 내놨다.
그는 슬라이드 첫 장에 적은 '2013년, 3조원'이란 숫자를 "꼭 기억해 달라"는 말로 발표를 시작했는데, 이는 오스테드가 한국 기업과 첫 공급계약을 맺은 연도와 지금까지 한국에 투자한 액수다. 오스테드는 SK오션플랜트, LS전선, 포스코, 세아제강, 씨에스윈드 등 한국 기업들의 기자재를 오스테드가 짓는 유럽·대만 등 전세계 풍력 단지에 써 왔다.
오스테드는 현재 인천 인근에서 최대 1.6GW(기가와트) 규모의 해상풍력 단지를 건설하려는 계획을 소개하며, 이 사업이 추진될 경우 "한국 기업의 터빈 및 하부구조물 공급에 더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 했다. 약 8000천톤 규모의 거대 구조물인 해상변전소, 설치선 같은 특수선 등에서도 한국 기업들이 사업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거라고도 했다.
전세계적으로 풍력 시장에 공급망 병목이 발생하고 있으나, 이 점이 기자재 기업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전했다. 그는 "글로벌 해상풍력 공급망에 수요와 공급 간 불일치가 나타나고 있다"며 "(오스테드 같은) 개발사 입장에선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으나 동시에 새롭게 풍력 발전에 뛰어들고자 하는 공급 기업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한국은 늘 혁신하고 돌파구를 만드는 데 선도 국가이기 때문에 관련 경험을 해상풍력에 도입할 여지가 크다"며 "해상풍력 분야에서도 선진적인 기술과 설비를 효율, 경제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잠재력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내에서 해상 풍력이 발전하면 세계적으로도 더 많은 수출이 이뤄지고, 수출 경쟁력이 강화될 거란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업계를 위한 것 뿐 아니라 탈탄소 '윈윈'도 있다"며, 한국 정부가 설정한 2030년 해상풍력 발전용량 목표 14.3GW를 언급했다. 이와 함께 영국에서 해상풍력이 3만2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하며 "영국은 해상풍력 운영 부문에서만 3만2000개의 일자리 만들었는데, 한국은 공급망 규모 때문에 더 큰 규모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 했다.
한국 기업들은 인허가 규제 간소화와 그리드(전력망) 구축 등으로 한국에 해상풍력이 조속히 정착돼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해상풍력 발전기를 해저에 고정시키는 하부구조물 제조업체 SK오션플랜트의 이승철 대표는 아시아에서 해상풍력을 가장 먼저 도입한 대만의 예를 들며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원스톱으로 인허가를 수월할하게 해 주고, 지역 주민들의 수익성을 보장해주는 시스템을 만들어 인허가가 지연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SK오션플랜트는 대만 하부구조물 시장 약 절반을 점유한 기업이다.
아울러 그는 한국 정부가 2030년 14.3GW의 해상풍력 설치목표 용량을 세웠지만, 이를 공급할 수 있는 기자재 기업들의 설비용량은 "제한적"이라며 공급망 준비를 선제적으로 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하부구조물 제조를 위해 "타워나 터반 설치 등을 위한 항만 클러스트의 구축이 가장 시급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그린'전력을 사용하지 않으면 향후 미국, 유럽 수출 시 관세나 무역장벽으로 인한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대만 TSMC는 2030년 재생에너지 사용 목표를 준비해 나가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도 빨리 대비해야 하고, 해상풍력이 (이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주류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 했다.
'해상풍력 현황과 해상 그리드'를 주제로 발표한 박승기 LS전선 에너지국내영업부문장(이사)은 그리드 측면의 준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박 부문장은 "한국 해상풍력 발전단지는 전라남도 지역에 많은데 전력 소비는 수도권에서 많이 이뤄져 송전망이 부족해지고 출력제한 조치가 이뤄진다"며 "수도권의 반도체 공장, 용인 클러스터 등 집적화 단지를 볼 때 수급 불균형이 더 커질 것"이라 했다.
그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발표를 인용해 "동일한 규모의 재원이 전력 인프라 망에도 투자돼야 탄소중립이 달성될 수 있는만큼 대규모 해상풍력 발전단지 건설에 맞춰서 적기의 그리드 설치도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HVDC(초고압직류송전) 해상 그리드 등 국내 송전망 구축과 관련, "한국전력의 구상과 추진 사이에 약 4년의 시간 불일치가 있다"며 "1년이 지연될 때마다 조단위의 손실이 발생하는 걸로 알고 있는만큼 적기에 그리드가 구축돼야 해상풍력을 통한 탄소중립 달성이 가능하다"고 했다.
권다희 기자 dawn27@mt.co.kr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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