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반체제 언론인, 경찰 자택 급습 직후 사망"…구타 의혹 제기

중국 반체제 언론인 쑨린. 홍콩 명보 캡처

홍콩 명보와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중국의 반체제 언론인 쑨린(孫林·68)이 지난 17일 경찰의 자택 급습 직후 사망했으며 구타 의혹이 제기된다고 22일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 본부가 있는 인권단체 '중국인권수호자들'은 소셜미디어 엑스(구 트위터) 계정을 통해 "지난 17일 중국 경찰이 쑨린의 난징 자택을 급습했고 이후 이웃들은 커다란 소리를 들었다"며 "오후 2시44분 쑨린은 병원으로 이송됐고 5시45분에 사망했다"고 전했다.

또 "가족들이 시신을 요구했지만, 당국이 거부했다"며 "병원 의료진은 쑨린의 옷이 찢겼고 머리 부상이 있다고 밝혀 구타로 사망했음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해외 거주 중국 반체제 인사인 쑨리융은 구타로 의심되는 사건이 17일 정오께 발생했다며 "국가안전부 여러 관리가 난징의 쑨린 집을 쳐들어갔고 이웃들은 안에서 싸우는 소리가 났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후 경찰은 쑨린이 자신들을 공격해 방어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일흔이 다 된 쑨린이 어떻게 젊은 남자들을 때릴 수 있겠나"라고 덧붙였다.

중국어 인권 사이트 웨이취안왕은 쑨린의 친구들과 동료 활동가들이 난징 정부에 쑨린의 죽음에 대한 즉각적인 조사를 촉구하는 공개서한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쑨린이 죽기 사흘 전 건강검진을 받았고 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고도 했다. 또 당국이 쑨린의 딸을 엄격히 감시하고 있고 전 부인도 찾아가 문제를 일으키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쑨린의 친구이자 활동가인 저우웨이는 지난 20일 항저우 거리에서 백지를 들고 쑨린의 죽음을 추모하는 시위를 했다.

쑨린은 난징 대도시보(大都市報)의 편집주간으로 근무하다 인권침해와 사회불공정 현상을 비판하는 기사를 써 해직된 바 있다. 그는 해직된 이후 제무(孑木)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며 미국의 중문 인터넷 사이트 보쉰에 중국의 민감한 정치·사회 이슈를 보도해왔다.

2008년 7월 중국 법원은 쑨린에 대해 불법 무기 소지 은닉·조직범죄 가담 혐의를 적용, 징역 4년형을 선고했다. 이어 2018년 12월에는 국가 권력 전복 선동죄로 징역 4년형을 선고했다.

쑨린은 최근 소셜미디어 활동을 다시 시작했었다. 책을 써 주변에 전달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