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속인 北, 9·19 정지한 南… 北위성발 '정찰 전쟁' 개막

김지훈 기자 2023. 11. 22.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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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 전날인 21일 밤 발사한 군사정찰위성의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11월21일 22시42분28초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에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라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북한 당국이 국제사회를 속이고 군사정찰위성을 당초 예고한 시간보다 1시간여 먼저 기습적으로 발사하는 도발을 벌였다. 한미의 감시 허점을 노리는 한편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준비하고 있는 국군의 행보를 의식해 군사정찰위성을 서둘러 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 등을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제재를 대놓고 무시한 것이다. 위성 발사용 로켓에는 장거리 탄도미사일 기술이 적용된다. 심지어 북한 관영매체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군사정찰위성 발사 현장을 참관하면서 체제 결속에 나선 현장을 집중 부각했다.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계기로 남북 간 대치 전선은 더욱 선명해질 전망이다.우리 정부는 9·19 남북군사합의 일부 효력을 정지했으며 군사분계선(MDL) 일대 공중정찰 재개를 예고했다.

22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21일 밤 10시43분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북한이 주장하는 군사정찰위성 1발을 남쪽으로 발사했다. 이는 북한이 전세계항행경보제도(WWNWS)에 따라 한반도가 속한 항행경보 조정국을 맡고 있는 일본 정부에 통보한 위성 발사 예고시점(11월 22일 0시부터 12월1일 0시 사이)보다 1시간여 이른 시점이다. 앞서 두 차례에 걸쳐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한 북한이 절박감을 갖고 세 번째인 이번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앞서 지난 10월 3차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지만 이달이 돼서야 실행에 옮기게 됐다. 북한은 앞서 5월 31일 오전 6시 29분과 8월 22일 각각 군사정찰위성을 탑재한 로켓을 발사했지만 해당 로켓들은 정상 비행에 실패했다.
발사 현장서 '열렬히 격려' 김정은, 두 차례 발사 실패에 초조했나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 전날인 21일 밤 발사한 군사정찰위성의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11월21일 22시42분28초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에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라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두 차례의 실패로 인해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절박감이 있었을 것"이라며 "확실한 성공을 위해 이미 공언한 10월을 넘기고 추가적 준비를 거칠 만큼 북한으로서는 어쨌든 외형상 인공위성 비슷한 물체가 궤도에 올라가는 것을 보여줘야 했다"고 했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통보와 관련, "형식적으로 구색만 갖추는 행태"라며 "이러한 기습 발사는 한미의 발사 탐지 및 추적에 대한 허점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북한은 기상 여건까지 감안해 군사정찰위성 발사 적기를 전날 밤으로 삼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우리 기상청 예보상 22일 오후부터 북한 함경도 지역이 흐리거나 비가 올 것으로 관측됐고 23일부터는 한파가 예상됐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조선 노동당 총비서이시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이신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현지에서 정찰위성발사를 참관하셨다"며 김 총비서가 발사 현장 관계자들을 '열렬히 격려'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김 총비서가 지난달 19일 북한을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접견 이후 한달여 만에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아울러 북한 관영매체들은 이번 군사정찰위성이 처음으로 성공적으로 궤도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측의 이번 군사정찰위성이 러시아의 기술 이전을 통해 발사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북한과의 군사기술 협력도 안보리 대북 결의 위반에 해당한다.

MDL 비행금지구역 효력 정지…軍 "전술적 도발 가능성…감시 태세 강화"
(파주=뉴스1) 박정호 기자 = 북한이 전날 밤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발사한 가운데 22일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전망대에서 바라본 황해북도 개풍군 일대에서 주민들이 오가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11월21일 22시42분28초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에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2023.11.2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우리 정부는 북한의 심야 군사정찰위성 기습 발사에 대한 대응책으로 9·19 남북군사합의상의 군사분계선(MDL) 일대 구비행금지구역 효력을 이날 오후 3시부로 정지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이날 새벽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를 열고 "효력 정지를 빌미로 적이 전술적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에 대비해 감시·대응태세를 강화하고, 만일 적이 도발한다면 '즉·강·끝(즉각·강력히·끝까지)' 원칙으로 응징하라"고 주문했다.

또 우리 군은 대북 정찰 능력을 높이기 위해 오는 3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우주 탐사기업 스페이스X의 발사체 펠컨 9를 이용해 첫 군사정찰위성도 발사할 계획이다.

이날 오전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정 박(Jung Pak)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와 나마즈 히로유키 일본 외무성 북핵수석대표와 한미일 3국 북핵 수석대표 유선협의를 열고 한미일 간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북한의 불법적 도발에 필요한 대응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미러의 기술적 뒷백으로 남북간 위성정보 전쟁시대가 개막했다"며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의의에 대해 "우리의 킬체인(대북 선제타격 체계) 능력을 약화시킴으로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상시 노출될 것"이라고 했다. 양 교수는 "대북 억지력 강화뿐 아니라 남북간 군사공동위 등 대화 재개를 위한 투 트랙의 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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