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만적 슈링크플레이션 손보자”…소비자원, 대국민 제보 받는다

노도현 기자 2023. 11. 22.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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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서 열린 ‘슈링크플레이션’ 대응 관련 부처 간담회에서 조홍선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오른쪽 두번째)이 발언하고 있다. 슈링크플레이션은 가격은 그대로 두거나 올리면서 제품 용량을 줄이는 현상을 말한다. 연합뉴스

한국소비자원이 23일부터 ‘슈링크플레이션’ 신고센터를 운영한다. 제품 가격은 그대로 두면서 용량을 줄여 사실상 가격 인상 효과를 보는 사례를 면밀히 들여다보기 위해서다.

한국소비자원은 슈링크플레이션 사례 전반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23일부터 신고센터를 통해 대국민 제보를 받는다고 22일 밝혔다. 제보를 하려면 한국소비자원 대표 홈페이지(kca.go.kr)와 참가격 홈페이지(price.go.kr) 내 ‘슈링크플레이션 신고하기’ 팝업창을 클릭하면 된다.

소비자원은 슈링크플레이션 관련 73개 품목, 209개 가공식품에 대한 조사를 이달 말까지 진행하고, 12월 초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조홍선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은 기획재정부·농림축산식품부·산업통상자원부·해양수산부·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부처, 소비자단체, 한국소비자원과 슈링크플레이션 대응 간담회를 진행했다. 슈링크플레이션 실태조사 진행 현황을 공유하고, 향후 공정위와 관계기관, 업계 간 협력이 필요한 사항을 논의하는 차원이다.

조 부위원장은 “슈링크플레이션은 실질적인 가격 인상임에도 소비자가 이를 바로 알아차리기 어렵기 때문에 일종의 기만적 행위로 인식된다”며 “시장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엄중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비자원 참가격 홈페이지에서 가격 변동 정보뿐 아니라 중량 변동 정보까지 상시로 확인할 수 있도록 개편을 추진한다. 소비자원을 중심으로 사업자 간 자율협약을 체결해 단위가격, 용량, 규격 변경 시 사업자가 스스로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조 부위원장은 “한정된 인력과 예산으로 인해 정부 주도의 모니터링과 정보 제공 노력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슈링크플레이션 신고센터를 설치해 정부에서 적발하지 못한 슈링크플레이션 관련 정보를 수집해 품목을 공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슈링크플레이션은 물론 원재료 함량을 줄이는 등 품질을 낮추는 ‘스킴플레이션’, 묶음을 낱개 가격보다 비싸게 파는‘번들플레이션’ 현상을 비판했다.

협의회는 “우리나라는 이런 꼼수 전략에 대해 소비자가 제대로 확인했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무마해 오고 있었다”며 “이 주장대로면 소비자는 비엔나소시지 중량이 320g에서 300g으로 감소한 것도 알고 구분해야 하며, 맛김이 10장에서 9장으로 줄어든 것도 알아내 비교 선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용량이나 함량 등 변화가 있을 때 이를 소비자가 인지하도록 투명성 강화를 통한 사업자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며 “정부는 표시의무를 법제화하라”고 요구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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