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간 주식 9억매매 자랑했더니…‘27억 단타王’ 등장 [투자360]

2023. 11. 22.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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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국내 주식시장은 무더기 하한가 사태 등 여러가지 사건들로 홍역을 치렀지만 개미(개인 주식투자자)들을 여전히 단기 수익을 노린 단타 매매에 열중하고 있다.

이어 "일부 종목들의 경우 각 부정 거래 기간 종료 후에 상당 기간 주식을 보유했던 만큼, 피고인의 매매행태를 판례에서 말하는 일반적인 스캘핑(2~3분 단위로 단타매매를 계속하는 투자기법 또는 투자자문업자가 특정 종목을 추천하기 직전 자기 돈으로 매수했다가 주가가 오르면 팔아치워 이익을 보는 행위) 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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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증시 변동성에 단타族 기승
수십억 단타에도 실현손익 미미 사례
‘슈퍼개미’ 김정환씨는 무죄 선고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올 한해 국내 주식시장은 무더기 하한가 사태 등 여러가지 사건들로 홍역을 치렀지만 개미(개인 주식투자자)들을 여전히 단기 수익을 노린 단타 매매에 열중하고 있다. 이중에는 신용융자(증권사 대출)를 활용한 ‘빚투(빚내서 투자)’ 사례도 적지 않다.

22일 한 주식 투자자가 올린 8~11월 수익인증

22일 한 온라인 주식·투자 게시판에는 ‘8월부터 나보다 매매 많이 한 사람 있냐’는 질문과 함께 매매 인증 사진이 올라왔다. 올린 자료에 따르면 글을 올린 사람은 8월부터 이날까지 주식을 총 9억6000만원 가량 샀고, 8억7000만원 가량 팔았다. 총 매매 대금이 18억원 가량 되지만 실현손익은 700만원 정도에 그치고 있다.

그러자 어떤 다른 투자자는 본인의 수익인증을 올렸는데, 비슷한 기간 27억원어치를 샀고 27억원어치를 팔았다. 이로써 거둬들인 수익은 500만원 가량이다. 이에 앞서 글을 올린 사람이 “그 정도면 단타 중독 아니냐”고 묻자 이 사람은 “그래서 너무 힘들어서 끊었다”고 답했다. 얼마 전 불공정거래 의혹이 제기된 영풍제지에도 많은 단타족들이 몰린 바 있다.

22일 한 주식 투자자가 올린 8~11월 수익인증

한편, 구독자 50만명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선행매매로 수십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아온 '슈퍼개미' 김정환씨가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정도성 부장판사)는 9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씨의 선고 공판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증명이 없으므로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방송에서 이 사건 각 종목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이를 매도할 수 있다거나 매도했다는 점을 알린 바 있으므로 피고인의 이해관계를 표시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슈퍼개미’ 김정환씨 [유튜브 ‘신사임당’·게티이미지뱅크]

이어 "일부 종목들의 경우 각 부정 거래 기간 종료 후에 상당 기간 주식을 보유했던 만큼, 피고인의 매매행태를 판례에서 말하는 일반적인 스캘핑(2~3분 단위로 단타매매를 계속하는 투자기법 또는 투자자문업자가 특정 종목을 추천하기 직전 자기 돈으로 매수했다가 주가가 오르면 팔아치워 이익을 보는 행위) 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이 매수 추천 또는 매도보류 추천으로 보이는 듯한 발언을 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같은 방송에서 매도를 권유하거나 신규 매수를 하지 말라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며 "피고인의 방송내용은 시청자에 따라 상대적으로 다르게 적용될 수 있고 이를 일괄적인 매수 추천 또는 매도보류 추천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검찰이 범행 시점으로 지목한 기간에 문제가 된 종목들의 외부 호재성 정보와 그로 인한 주가 상승이 있던 점이 확인된다며 김씨의 발언과 주가 상승의 인과관계를 명확히 단정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다만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하면서도 "피고인의 행위가 정당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례적으로 질타했다. 재판부는 "무죄 판결이 선고됐지만 피고인의 행위가 오해받을 소지가 분명히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며 "특히 피고인의 거래 행태가 차액결제거래(CFD) 계좌를 이용했다는 점은 다른 구독자들의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에 오해를 살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무죄 판결에 진심으로 감사하고 항상 조심해서 유튜브 방송 같은 걸 하지 않겠다"며 "제가 주식매수에서 영향력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이해했고 판사님 말씀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2021년 6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유튜브 채널에서 자신이 매수해둔 5개 종목을 추천해 주가를 끌어올리고 매도하는 방식으로 58억9천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올해 2월 기소됐다.

검찰은 김씨가 외국계 증권사가 거래 주체로 표시되는 CFD 계좌를 자신과 아내 명의로 만들어 매도 사실을 은폐한 것으로 파악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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