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아웃도어' 코오롱스포츠 50돌…"100년 브랜드로 간다"

코오롱스포츠
1973년 국내 첫 등산복 출시해 주목
지속적 R&D로 첨단소재 제품 선보여
중국 시장에 안착…북미 진출도 계획
등산학교 열어 산악문화 저변 넓혀
서울올림픽 등 국가대표 유니폼 지원
친환경 매장 확대하며 지속가능한 경영

코오롱스포츠 제공

국내 최초의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가 50살 생일을 맞았다. 반백년이라는 시간 동안 대한민국 패션과 레저 문화를 이끌어온 코오롱스포츠는 시대의 흐름에 맞게 끊임없이 변화하며 ‘그다음 50년’을 위해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나일론 사업에서 출발

코오롱스포츠는 코오롱그룹의 출발점인 나일론사업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나일론을 일본에서 처음 들여온 코오롱은 1963년부터 국내 생산을 시작했다. 천연섬유보다 저렴하고 질긴 나일론의 활용법을 고민하다 아웃도어 브랜드를 만들기로 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국내 레저·스포츠 브랜드가 전무했던 만큼 등산인들은 군복이나 군화, 교련복을 입고 산에 올랐다. 본격적인 산업화로 소득 수준이 높아지며 레저 수요도 증가하던 차였다. 이런 상황에서 1973년 코오롱스포츠가 자체 기술력으로 만든 최초의 등산복을 출시하면서 국내 등산인들의 주목을 받았다.

코오롱스포츠는 이후에도 지속적인 연구개발(R&D)로 극한의 환경에서 버틸 수 있는 수많은 첨단소재를 개발했다. 한국 최초의 남극 연구소인 세종기지 킹조지섬 연구진의 피복 지원을 시작으로 다양한 극지연구 프로젝트를 지원했다. 2012년에는 극지연구소 공식파트너로 선정돼 극지 환경에 필요한 제품을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코오롱스포츠가 업계 최초로 선보인 IT 융합형 상품 라이프텍은 2006년 처음 선보인 이후 올해 10버전까지 출시된다. 10버전은 지난해 론칭한 낚시웨어 웨더몬스터와 협업해 해양 조난 시 필요한 기능을 아우르고 있다.

코오롱스포츠의 R&D는 코오롱그룹 경영 철학이기도 한 ‘원앤온리(One & Only)’를 고객 접점에서 풀어낸 것이다. 이렇게 탄생한 코오롱스포츠의 대표 제품이 안타티카다. 극강의 추위를 견딜 수 있도록 개발한 소재를 사용했다. 2012년 출시 후 누적 판매액이 2300억원에 달한다.

최근 코오롱스포츠는 안타티카의 업그레이드 제품을 출시했다. 겉감은 코오롱스포츠가 고어텍스와 수년간 공동 개발한 ‘안타티카 윈드스토퍼’ 리사이클 소재를 사용해 R&D와 친환경의 의미를 모두 담았다. 안감은 일반 소재보다 발열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그래핀 코팅 소재를 사용해 보온성을 한층 더 강화했다. 목과 안면처럼 살이 직접 닿는 부분은 부드럽고 촉감이 따뜻한 소재로 보강했다. 코오롱스포츠 관계자는 “안타티카는 코오롱스포츠의 대표 상품이자 R&D, 스타일, 지속가능 철학까지 담고 있는 상품”이라며 “극강의 보온성과 한결 심플해진 스타일 그리고 컬러까지 이번 시즌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했다”고 말했다.

○산악문화 확산에 기여

국내 아웃도어 문화의 선구자답게 코오롱스포츠는 산악 문화의 저변을 넓히는 데 기여해왔다. 1980년 동국대 산악회와 함께 국내 최초의 해외 고산 원정(마나슬루) 성공을 이끌었고, 1985년에는 레스코등산학교(현 코오롱등산학교)를 열어 올바른 산악 문화를 확산하는 데 기여했다. 1990년에는 전문적인 등반 교육을 제공하는 클라이밍반 1기를 배출하는 등 도시형 레포츠 확산에 힘을 쏟았다. 2004년 국내 최고 산악인들로 구성된 코오롱스포츠 챌린지팀을 창단했고, 2008년부터는 오지탐사대를 만들어 2016년까지 587명의 등산인에게 세계 43개 지역을 탐사할 기회를 줬다.

코오롱스포츠는 국제무대에 서는 국내 선수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국내 스포츠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코오롱스포츠의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1988년에는 서울올림픽 의류 공식 후원사로 선정됐고 이후 수많은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유니폼을 지원했다.

코오롱스포츠는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2017년 중국의 스포츠웨어 기업 안타그룹과 전략적 합작사를 설립해 베이징 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서 16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올해 5월에는 상하이에 중국 첫 번째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하며 공간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팬데믹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도 코오롱스포츠차이나의 실적은 올 상반기에만 2000억원(리테일 기준)을 달성했다. 올해 목표인 4000억원까지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가까운 시일 내 북미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아웃도어

코오롱스포츠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추구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다. 코오롱스포츠가 추구하는 새로운 방향성은 ‘제로 웨이스트’다.

2016년 멸종 위기 동식물 보호 캠페인 노아프로젝트를 시작한 게 대표적이다. 토종 꿀벌, 독수리, 한라솜다리꽃 등 우리나라에서 점차 사라져가는 동식물을 테마로 한 컬렉션을 선보이고 수익의 일부를 다시 기부하는 캠페인이다. 노아프로젝트는 2020년부터 캠페인에서 상품으로 그 의미가 확장됐다. 코오롱스포츠가 만드는 제품 상당수에 리사이클 소재를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리사이클 나일론과 오가닉 코튼 등의 소재를 쓰고, 디지털 프린트 기법으로 물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낮추기로 했다. 코오롱스포츠는 올해까지 모든 상품의 50%를 친환경 소재·공법을 사용하기로 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코오롱스포츠는 폐의류 분해 과정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일 소재로만 제작한 ‘모노 머티리얼’ 상품도 내놓고 있다.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면 할수록 재고나 의류 폐기물을 재활용하기 어려워지는 만큼 하나의 재료로만 옷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지난해에는 단일 소재로만 만든 ‘안타티카 랩’을 처음 선보였다. 안타티카 랩은 100% 한 가지 소재로만 만든 코오롱스포츠의 상품라인이다. 안타티카 랩도 올해 업그레이드 된다. 올해 안타티카 랩은 긴 길이의 패딩 점퍼 스타일로 여유 있는 실루엣이 특징이다.

코오롱스포츠 ‘솟솟리버스제주 지속가능전시 재생의 방’ /코오롱스포츠 제공

2019년부터는 친환경 매장 구축을 위한 연구개발 활동을 본격화했다. 그 결과 2020년 생분해성 친환경 옷걸이, 2021년 옷걸이 소재를 활용한 친환경 마네킹을 개발했다. 코오롱스포츠는 지난해 제주도에 코오롱스포츠의 친환경 활동을 집대성한 ‘솟솟리버스’ 매장을 열었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마감재를 줄였고, 기존 건물 구조를 그대로 사용했다. 제주도에서 수거한 해양 폐기물을 활용한 집기류와 1~2년차 재고를 리디자인한 리버스 상품으로 판매 상품을 채웠다.

솟솟리버스와 같이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매장 집기 적용을 늘려나간다는 게 코오롱스포츠의 계획이다. 모든 상품의 50%를 친환경 소재공법을 적용하는 데 성공했고, ‘고쳐 입기’ 등 다양한 캠페인을 고객이 참여하는 워크숍까지 확장하는 중이다.

코오롱스포츠는 올해 50주년을 맞아 11월 19일까지 기념 전시행사 ‘에버그린 에너지’를 개최했다. 코오롱스포츠가 자연과 공존해 온 50년 역사를 회고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한 행사다. 브랜드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상록수 두 그루’ 로고 디자인을 활용해 제작된 초대형 구조물 솟솟터널에 6개의 전시 공간을 구성했다. 50년의 역사와 기록이 담긴 아카이브월을 비롯해 50년 동안의 로고 히스토리, 모노 머티리얼 시스템, 극지연구소 대원을 위한 안타티카 전시 등을 소개했다. 50주년을 기념한 특별 에디션도 지난 행사에서 공개됐다. 2007년 출시된 코오롱스포츠의 시그니처 아우터인 헤스티아를 비롯해 캠핑 체어, 백팩, 고어텍스 장갑, 패딩 슈즈, 슈퍼베드, 모자 등 7개 제품이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 클래식과 미술의 모든 것 '아르떼'에서 확인하세요
▶ 한국경제·모바일한경·WSJ 구독신청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