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 에이지’ ‘이빨연등’...후임병에 가혹행위 해병 징역형

창원지방법원. /조선DB

해병대 복무를 하면서 후임병이 잠을 자지 못하도록 하는 등 가혹행위를 일삼고 폭행까지 한 20대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창원지법 형사7단독 이하윤 판사는 폭력, 위력행사 가혹행위 혐의로 기소된 A(20대)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또 A씨에게 20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A씨는 경북 포항에 있는 해병대 한 부대에 복무하면서 지난해 10~11월 후임인 당시 일병 B씨에게 총 15차례에 걸쳐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지난해 10월 말 오전 생활관에서 B씨가 빨래 건조대를 들고 침상 위로 올라가려는 순간 “아이스 에이지”라며 약 30분간 빨래건조대를 들도록 했다. 아이스 에이지는 일종의 ‘얼음땡’ 놀이로, 선임병이 해제할 때까지 후임병을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병영 내 악습의 일종이라고 한다.

A씨는 또 지난해 11월 1일부터 9일간 매일 소등(오후 10시) 이후에도 잠을 재우지 않고 계속해 말을 듣도록 하는 일명 ‘이빨연등’으로 B씨를 괴롭혔다. B씨는 이 때문에 이르면 오전 2시, 늦게는 오전 3시30분까지 취침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B씨에게 몽유병 행세라며 병기 시건함에 머리를 부딪치게 하거나 생활관 내부를 빙글빙글 돌게 하는 등 가혹행위도 저질렀다. 또 선임 기수, 군가를 제대로 암기하지 못하거나, 자신의 행위가 행정관에게 발각돼 화가 난다는 이유 등으로 B씨를 때리기도 했다.

이 판사는 “군인에게 고통을 주는 범죄는 군인 개인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안보에도 중대한 위협으로 엄히 처벌할 필요성이 크고, 죄질이 나쁘다”며 “다만 A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뉘우치는 점, 초범인 점, 피해자를 위해 공탁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