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애들도 다 해요’→‘여자애들 패요’ 잘못된 자막 내보낸 MBC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일명 ‘당근칼’의 위험성을 다룬 MBC뉴스에서 자막을 잘못 써 논란이 일자, MBC 측은 내용을 정정보도하며 사과했다.

22일 방송된 MBC ‘2시 뉴스 외전’에서 이정민 앵커는 “전날 보도된 ‘뉴스데스크’에서 ‘파인애플 껍질도 뚫어…당근칼 주의보’라는 제목으로 초등학생들이 사용하는 당근칼의 위험성에 대해서 보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보도 후 검토한 결과, 보도에 포함된 초등학생의 인터뷰 가운데 ‘여자애들도 해요’라는 부분의 자막을 ‘여자애들 패요’로 잘못 방송됐다”고 설명했다.

이정민 앵커는 “이에 대해 시청자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또한 인터뷰에 응해 준 초등학생과 부모님들께도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아울러 “앞으로 뉴스 보도에 있어 신중하고 면밀한 검토를 거쳐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전날 ‘뉴스데스크’는 초등학생이 최근 당근칼을 실제 칼처럼 사용하는 기술을 뽐내는 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다치는 일이 발생하고, 폭력성을 조장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 내용 가운데는 한 초등학생의 인터뷰도 포함돼 있었다. “당근칼을 다 써봤냐”는 기자의 질문에 학생은 “네. 제가 씁니다. 보여드릴까요? 이거는 두 개로, 쌍으로 돼 있는 거예요”라고 했다. 이어 “어떻게 가지고 놀아요?”라는 물음에는 “이렇게 찌를 수 있어요. 여자애들도 다 해요”라고 답했다.

그런데 자막에는 ‘여자애들도 다 해요’가 아닌 ‘여자애들 패요’로 잘못 나갔다. 보도 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막 오류를 지적하는 내용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누리꾼들은 “인터뷰에 응해준 초등학생 생각은 안 하냐. 아이가 상처받겠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논란이 일자 MBC 원본 영상을 삭제하고 문제의 자막을 뺀 뒤 영상을 다시 올렸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