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SM 시세조종’ 카카오 사무실 압수수색

판교 아지트 일부 사무실 대상
김범수 자택 및 사무실은 제외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지난달 23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관련 주가 시세조종 의혹 조사에 출석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22일 카카오그룹을 압수수색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박건영)는 이날 카카오그룹의 판교아지트 일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카카오 전 의장의 자택과 사무실은 압수수색 대상에서 제외됐다.

앞서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지난 15일 SM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김 전 의장과 홍은택 카카오 대표이사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진수·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각자대표, 인수 과정에서 법률 자문을 해준 변호사 2명도 함께 송치됐다.

현재까지 해당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카카오 관련자는 총 11명이다. 금감원 특사경은 지난달 26일 카카오 법인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법인,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카카오 강모 투자전략실장,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이모 투자전략부문장 등 5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하이브와 카카오는 올해 초 SM엔터 인수를 둘러싸고 공개매수 등으로 분쟁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하이브가 “(SM 주식에 대한) 비정상적 매입 행위가 발생했다”고 주장해 카카오의 시세조종 의혹이 불거졌다.

수사에 착수한 특사경은 카카오가 SM 인수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띄운 정황을 포착했다. 경쟁 상대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2400억원을 투입해 SM 주가를 하이브가 제시한 공개매수가 위로 올렸다는 것이다. 특사경에 따르면 이들이 ‘고가 매수 주문’과 ‘종가 관여 주문’ 등 전형적인 시세조종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본다.

검찰도 시세조종 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배 대표를 지난 15일 구속기소하면서 이들이 SM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 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설정하고 고정시킬 목적으로 약 2400억원을 동원해 SM 주식을 409회 장내 매집하고 대량보유상황 보고 의무를 위반했다고 밝혔다. 해당 매수 행위는 지난 2월 16~17일, 27~28일에 걸쳐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홍근 기자 redroot@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