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계양을서 이재명과 맞붙나…험지출마론 수용 속 윤핵관들 향방은

元 “어떤 도전·희생이라도 나서겠다”
元 험지 출마에 당 기득권 ‘용퇴’ 압박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노후계획도시 정비특별법 연내 통과 촉구를 위한 주민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찐핵관’(진짜 윤핵관)으로 분류되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내년 총선 험지 출마도 마다치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띄운 ‘중진·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용퇴 혁신안에 힘을 실은 셈이다.

전방위적인 용퇴 압박에도 불구하고 당사자들은 묵묵부답을 이어가고 있어 혁신안이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원 장관이 총선에서 험지 출마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등판설에 이어 원 장관 인천 계양을 출마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인천 계양을은 현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역구로, 원 장관이 총대를 메고 험지에 출마하는 용기를 보여주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같은 관측에 원 장관 본인도 험지 출마 가능성을 부정하진 않았다.

원 장관은 전날(21일) 국회에서 열린 ‘노후계획도시정비특별법 연내 통과 촉구를 위한 주민 간담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만일 총선에 임해야 한다면, 국민과 당을 위해 필요로 하는 일이라면, 어떤 도전과 희생이라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험지에 출마하는 희생을 통해 ‘선당후사’ 하겠다는 다짐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22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김영삼 전 대통렁 서거 8주기 추모식.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자리에 앉아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원희룡 험지 출마론’은 곧 국민의힘 지도부·중진·친윤(친윤석열)계 용퇴론 압박으로 이어진다. 국무위원이 당을 위해 희생을 자처하는데 당 소속 의원들이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또 인요한 혁신위의 혁신안에 힘을 싣는 효과도 있다. 용퇴론 수용을 두고 인 위원장과 김기현 대표가 마찰을 빚은 바 있는데, 원 장관이 험지 출마 언급으로 인 위원장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인 위원장은 원 장관을 발언에 “참 멋진 분이다. 고마워서 눈물이 난다”며 고마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만, 지도부·중진·친윤계 의원들은 대부분 침묵하거나 용퇴론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보였다.

김기현 대표는 지난 20일 자신의 지역구인 울산에서 김두겸 울산시장과 울산 지역구 의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현 지역구에 그대로 출마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바 있다. 이에 김 대표는 “울산 발전을 위해 여러 논의 과정에서 그러한 건의가 있어서 숙고하겠다는 취지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강력한 출마 의사를 표시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불출마하겠다는 의지는 더더욱 드러나지 않는 대목이다.

‘윤핵관’ 장제원 의원 역시 자신의 지역구 행사에서 4000여명의 지지자들을 동원하며 세 과시를 한 바 있다. 혁신위의 권고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