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동전 던지기’로 시장 선출…낙선자 “규칙은 규칙”
번스 시장 “작은 선거, 한 표가 소중하다”
낙선자 “선거 아닌 동전 던지기서 졌다”
미국 노스캐롤라이주의 소도시에서 동전 던지기로 시장이 선출되는 일이 벌어졌다.
2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17일 노스캐롤라이나주 먼로시의 시장 선거 개표 결과 로버트 번스와 밥 야나체크 후보 모두 970표를 확보했다.
재검표 청구를 포기한 두 사람은 지방선거관리위원회에 출석해 동전 던지기로 승패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는 투표자가 5000명 이하인 선거에서 후보들의 득표수가 같을 경우 무작위로 승자를 결정한다는 주법에 따른 것이다. 이번 선거에는 먼로시 인구 3만5000여명 가운데 3551명이 투표했다.
번스 후보가 야나체크 후보에게 동전의 면을 선택할 것을 요청했고, 야나체크 후보가 앞면을 선택함에 따라 번스 후보는 뒷면을 선택했다.
선관위원이 1달러짜리 동전을 던진 결과 뒷면이 위쪽으로 바닥에 떨어졌고, 이에 따라 번스 후보가 새 시장으로 선출됐다. 사업가 출신은 그는 앞으로 2년간 먼로 시장직을 맡게 됐다.
번스 시장은 “세상에서 가장 오래 걸린 동전 던지기로 느껴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작은 선거에서는 한표가 이처럼 소중하다”며 “시민들이 투표소에 나와야 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낙선한 야나체크는 “선거에서 진 게 아니라 동전 던지기에서 졌다”며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규칙은 규칙”이라고 결과에 승복했다.
노스캐롤라이나 유니온 카운티의 선거관리위원인 크리스틴 자쿠민은 “2015년 선관위 이사가 된 후 목격한 첫 동점 사례”라고 밝혔다. 그는 모자에 이름쓰기나 빨대 뽑기 방법 등을 고려했지만 동전 던지기가 가장 투명한 방법으로 채택됐다고 설명했다.
미국 선거에서 무작위 선택 방법으로 승패가 갈린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WP는 지난해 아이다호주와 켄터키주 등에서도 후보들의 득표수가 똑같아 승자를 동전 던지기로 결정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위스콘신과 캘리포니아, 아칸소주 등에서는 주사위를 던지거나 후보들의 이름을 적은 종이를 필름통에 넣은 뒤 하나를 뽑는 방식이 사용된 적도 있다.
메인주 포틀랜드에서는 지난 2021년 시의원 선거에서 동표가 나오자 나무 그릇에서 이름을 뽑아 승자를 결정했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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