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부동산 `테일 리스크`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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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금융시장에도 테일 리스크(tail risk·발생 확률은 낮지만 발생하면 손실이 매우 큰 위험)가 도사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특히 브릿지론 중후순위 비중이 높은 중소형 증권사와 A급 이하 캐피털사의 경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 손실이 본격화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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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금융시장에도 테일 리스크(tail risk·발생 확률은 낮지만 발생하면 손실이 매우 큰 위험)가 도사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특히 브릿지론 중후순위 비중이 높은 중소형 증권사와 A급 이하 캐피털사의 경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 손실이 본격화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손정민 무디스 연구원은 2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무디스와 한국신용평가가 공동 주최한 미디어 브리핑에서 "올해 초부터 무디스가 봐왔던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 중심의 개인 신용대출, 중소기업 대출의 연체율 상향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바탕을 두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급격한 자산건전성 지표 악화를 예상하고 있지는 않지만 은행들의 부동산 익스포저가 상당하다는 점에서 테일 리스크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주택담보대출과 부동산·건설업 대출을 합산해 부동산 익스포져를 산출할 경우 전체 은행 대출의 40% 중반 정도에 달한다.
낮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나 정부의 강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고려할 때 직접적인 리스크 수준은 제한적이긴 하지만, 부동산 경기 약세가 장기화한다거나 지금의 주택가격 회복세가 반전되는 경우에는 테일 리스크의 현실화 우려가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주택 가격과 관련해서도 금리 상승에 따른 부담이 커지고 있다. 손 연구원은 "지난 2004년이나 2009년의 주택 가격 하락기와는 달리 현재는 금리 상승기에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며 "지난 주택가격 하락기에는 금리 인하를 통해 주택 시장의 안정화를 도모할 수 있었다면, 현재 금리 상승기에서는 그러한 옵션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리스크가 좀 더 크다"고 덧붙였다.
김용건 한국신용평가 총괄본부장도 부동산 PF 등 리스크로 인해 건설업이 내년 최대 이슈 업종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경기 부진이 장기화하고 금리 상승, 공사 원가 상승 등으로 PF 사업성이 저하되면서 이제 우발 채무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크다"고 강조했다.
또 "담보 여력과 자본시장 접근성이 떨어져 유동성 대응 부담이 확대되는 상황이 계속될 경우에는 건설업에 대한 금융권의 심리가 위축되면서 위기가 상위 건설사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며 "건설업종 내 신용 하향 압력은 여전히 높고 유동성이 약화한 건설사를 대상으로 신용등급 하향 조정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내년 은행들은 자산건전성과 수익성이 다소 악화하더라도 영업환경, 자본적정성, 조달·유동성, 정부 지원 등은 안정적일 것으로 전망되는 데 반해 증권사와 캐피털, 저축은행 등의 자산건전성은 더 빠르게 하락할 전망이다.
증권사, 여전사,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대출 규모는 전체 업권의 46%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의 2023년 하반기 만기도래 브릿지론의 23~40%가 1년6개월 경과 중이며 추가 재연장 시 2년이 경과하게 된다.
한국신용평가 측은 "저축은행에 부실이 집중됐던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달리 현재는 전업권에 부동산 PF대출이 분포돼 있어 정부지원에는 한계가 있다"며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에 대비한 체력을 비축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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