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마스, 휴전 결정타 인질…“양측 규모 놓고 이견”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가 민간인 인질 50명을 석방하는 조건을 받아들이는 대신 나흘 동안 휴전하기로 하는 휴전안을 22일(현지 시각) 승인하면서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억류 중인 인질이 이번 전쟁의 핵심으로 다시 부상했다. 이에 하마스가 인질을 끌고 간 이유부터 인질이 된 이들의 면면, 지금까지 석방한 인질 등에 대해 정리한다.
하마스는 지난달 7일 이스라엘 남부를 기습 공격하면서 약 1200명을 살해했고, 민간인과 이스라엘 병사 등 240여 명을 납치해 가자지구로 끌고 갔다. 이스라엘은 이에 하마스를 파괴하고 인질을 구출하겠다며 하마스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 하마스, 팔레스타인 수감자 교환·휴전 위해 인질 납치
하마스가 인질을 잡은 것은 의도적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지난달 7일 현장에서 사망한 하마스 대원의 시신에서 회수된 문서를 보면, 인질을 가자지구로 데려간 것은 고의적인 전략이었다”며 “하마스 지휘부의 명령 중에는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을 죽이고 추가 지시를 받을 때까지 인질을 붙잡아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고 전했다.
이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억류된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석방하는 데 인질을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이스라엘과 미국이 하마스를 테러 조직으로 간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스라엘 인질을 역으로 이용하려 했던 것이다.
하마스는 인질을 빌미로 이스라엘에게 휴전, 이스라엘 감옥에 있는 팔레스타인인의 석방, 가자지구에 연료를 공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이날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 50명을 풀어주는 대신 나흘간의 휴전을 얻어냈다. 또한 이날 이스라엘은 인질 50명을 석방을 받아내는 대신 팔레스타인 수감자 150명을 풀어주기로 했다.
과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인질을 맞바꾼 경험이 있다. 지난 2011년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5년 이상 억류됐던 이스라엘 군인 길라드 샬릿을 석방했고, 그 대가로 하마스 고위지도자 야히라 신와르를 포함해 팔레스타인인 1027명의 석방을 얻어냈다. 신와르는 현재 가자지구에서 지상전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군의 주요 표적이다.
◇ 이-하마스, 인질 규모 놓고 이견…”협상 난항 이유”
이스라엘 정부에 따르면 하마스는 지난 7일 240명 이상의 인질을 가자지구로 끌고 갔다. 이들 중 절반 이상이 29개국 출신으로 구성된 외국인이다. 미국 정부는 미국인 9명과 미국 영주권자 1명이 억류된 것으로 파악 중이다. 태국인도 23명이 가자지구에 억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최근 “인질 중 일부는 사망했으며, 20일 기준 가자지구에 인질 236명이 억류돼 있다”고 추정했다. 이스라엘군은 인질 중 20명 이상이 18세 미만이고, 10~20명은 60세 이상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하마스가 공개한 수치와 다소 차이가 있다. 하마스는 지난 10월 카타르가 포함된 인질 협상단에게 약 200명의 인질을 억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WSJ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밝힌 인질 수 차이는 인질 협상을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지금까지 하마스는 미국인 2명과 이스라엘 여성 2명 등 민간인 4명을 석방했다. 미국인에 대한 석방은 카타르가 중재했고, 이스라엘인 석방은 하마스와 이집트 정보부가 주도했다. 또한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지상전 과정에서 하마스에 납치됐던 이병 1명을 지난달 30일 구출했다. 인질 중 두 명은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인질, 가자지구 곳곳에 흩어져 있을 것”
인질은 가자지구 전역에 흩어져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마스가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을 방해하기 위해 인질을 방어막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숨진 채 발견된 인질 2명은 가자지구 중심 가자시티에 위치한 알시파 병원 근처에서 발견됐다. 알시파 병원은 이스라엘군이 하마스의 군사작전통제센터로 지목한 곳이다. 이스라엘군은 알시파 병원에서 인질과 관련된 정보를 발견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달 23일 억류 17일만에 풀려난 이스라엘 인질 중 한 명인 요체베드 리프시츠(85)는 깊고 습한 지하의 “거미줄” 같은 곳에 갇혀 있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WSJ는 “이는 하마스가 가자지구 전역에 뚫어놓은 터널에 다른 인질을 가둬두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하마스가 인질을 대하는 방법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린다. 리프시츠는 “납치범들이 자신을 오토바이에 태워 끌고 가는 중에 막대기로 갈비뼈를 때려 숨쉬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하마스가 부드럽게 대해줬고,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줬다”며 “매트리스 위에 누워 생활했고, 의사들이 2~3일에 한 번씩 찾아와 약도 가져다줬다”고 말했다.
WSJ는 “하마스는 인질의 동영상을 공개하며 선전전을 펼치기도 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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