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정찰위성 쏘았는데도 이재명은 "휴전선 군사도발 `북풍` 걱정"

정찰위성 발사 규탄하면서 9·19합의 효력정지엔 "신중해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정찰위성을 쏘아올린 데 성공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데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한민국 정부의 휴전선 군사도발 '북풍' 을 걱정한다고 했다. '일각'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다른 사람이 아니라 사실은 이 대표의 생각이다. 거대 야당의 대표로서 대한민국보다는 북한 편을 드는 듯한 발언이다.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는 핵과 소형핵무기 개발과 이를 실어 나를 발사체에 이어 핵무기 사용을 완성시킬 최종 단계로 꼽힌다. 핵무기로 타격할 대한민국 군사기지를 샅샅이 들여다 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되는 것이다. 정상적인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도 이재명 대표는 마치 남의 나라 얘기처럼 태평스럽게 북한 편을 들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22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의 군사 정찰위성 발사를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정부의 9·19 합의에 대한 일부 효력정지에 대해선 "신중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확고한 군사 대비 태세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전 세계가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 적대하면서도 협력하는 상황"이라며 "미중 간 갈등이 격화하는 것 같지만 다시 정상들이 만나 협력을 강화하고 그 사이 우리는 왕따가 되고 말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북한 전략무기 도발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도 "그러나 새로운 안보 위기를 조장하고 정치적·정략적 목표로 대한민국 국민의 안전, 한반도 평화를 희생시키는 일이 생겨선 안 된다"고 했다.

하지만 그의 속내는 다음 발언이었다. 이 대표는 "일각에서 이런 걱정을 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정치적으로 위기에 처하고 선거 상황이 나빠지면 혹시 과거의 '북풍'처럼 휴전선에 군사 도발을 유도하거나 충돌을 방치하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라며 "이 걱정이 사실이 아닐 것이라고 믿고 또 그렇게 되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말했다. 정부·여당이 총선 승리를 위해 북한 도발을 유도할 거란 예측이 있다는 주장이다.

이 대표는 "어떤 경우에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 그리고 이 한반도 평화라는 것을 희생시켜서는 안 된다"며 "국가의 제1목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 국가 공동체의 존속"이라고 했다. 이어 "정치적 정략적 목적으로 안보와 민생을 희생시키는 일은 결코 국민과 역사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씀드린다"고 했다. 강현철기자 hckang@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