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감독 아니었다면 거절”… 정우성이 웃음을 그치지 않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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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에 미소가 깃들었다.
김성수 감독이 출연 제안을 했지만 처음에 정우성은 부정적이었다.
정우성은 "만약 다른 감독 영화였다면 출연을 거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우성은 김 감독의 제안을 물리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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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이 참고하라며 제 영상 보내와
의연하고 꿋꿋한 이미지 반영 의도한 듯"
얼굴에 미소가 깃들었다. 기분 좋아 보인다고 하자 “웃고 뛰어다녀서 그래요”라고 장난기 어린 말을 했다. 새 영화 ‘서울의 봄’ 개봉(22일)을 앞둔 긴장감은 찾기 어려웠다. 엄격과 근엄과 진지로 일관하는 ‘서울의 봄’ 속 이태신과는 달랐다.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정우성(50)은 “영화를 다들 잘 보시고 좋은 말씀 많이 해주시니 기분이 좋다”며 활짝 웃었다.
‘서울의 봄’은 12·12 군사반란을 소재로 한다. 한국 현대사의 물길이 바뀐 날의 9시간을 들여다본다. 권력 찬탈을 위해 모사를 꾸미는 보안사령관 전두광(황정민)과 반란을 저지하려는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정우성)의 대결이 141분 동안 스크린에 펼쳐진다.
이태신은 ‘헌트’에서 정우성이 맡은 김정도를 떠올리게 한다. 국가를 위해 몸을 던지려는 소신 있는 면모가 닮았다. 김성수 감독이 출연 제안을 했지만 처음에 정우성은 부정적이었다. “정우성이 비슷한 연기를 하는 것 아니냐고 관객이 바라볼 수 있어 이태신을 이해시키는 데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정우성은 “만약 다른 감독 영화였다면 출연을 거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우성은 김 감독의 제안을 물리칠 수 없었다. “저라는 사람을 배우를 넘어서 영화인으로 만들어주신 분”이어서다. 그는 “‘비트’(1997) 출연 때 젊은 나이에 영화 경력도 얼마 안 된 저를 동료로 대해주셨고 영화인으로서 좀 더 큰 꿈을 가질 수 있게 용기를 주셨다”고 김 감독과의 인연을 되짚었다. 정우성은 ‘비트’를 비롯해 김 감독이 연출한 ‘태양은 없다’(1999)와 ‘무사’(2001), ‘아수라’(2016)에 출연했다.
전두광은 전두환을, 이태신은 장태완 전 수도경비사령관을 바탕으로 각각 만들어진 배역이다. 이름이 암시하듯 전두광과 달리 이태신은 토대가 된 실존인물과 거리가 한참 멀다. 정우성은 이태신을 “(배우 인생 중) 막연함이 가장 컸던 캐릭터”라고 했다. “단지 명분과 정의만 울부짖는 인물로 표현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캐릭터 방향을 잡아갈 때 주변이 온통 안개인 것 같고 망망대해에서 육지를 찾아가는 기분이 들었다”고도 말했다. 정우성이 생각하는 이태신은 “자기 본분과 자기 직무에 충실하고 책임을 감당하려 노력하는 사람”이다.
김 감독은 정우성에게 참고하라며 정우성이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 활동할 때 인터뷰한 영상을 보냈다. 처음에는 “감독님이 미치셨나 생각했다”. 정우성은 “알고 보니 제가 인터뷰에 임하는 태도와 자세에서 이태신을 찾으라는 의미였다”고 돌아봤다. “2018년 (제주 예멘) 난민 이슈가 커졌을 때 제가 엄청 공격받았었거든요. 그때 의연하게 꿋꿋하게 인터뷰하는 모습을 감독님이 인상 깊게 보신 듯합니다. 감독님은 그 이미지를 이태신이라는 바람직한 군인상에 넣고 싶으셨던 거죠.”
1994년 영화 ‘구미호’로 데뷔한 지 만 30년이 다 돼간다. 30이라는 숫자를 언급하자 정우성은 “네? 누가요?”라고 반문하며 능청을 떨었다. 그는 “젊은 시절에는 (역할이나 연기에 대해) 자꾸 제 확신만 가지려 하고 그거를 더 공고히 하려 했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유연해지고 좀 더 넓게 보고 뭔가를 규정지으려 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세상에는 정답이 없잖아요”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정우성은 “(젊은 시절에는) 장밋빛 결과만 바라보고 (어떤 역할을) 시작하고선 끝이 좋지 않으면 상처를 입었다”며 “이제는 상처 입을 수 있다는 걸 인정하고 배역을 맡는다”고 덧붙였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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