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있는 그림”…중견작가 최석운 개인전
중견 작가 최석운(63)의 작품전 ‘풍경 같은’이 가람화랑(서울 인사동길)에서 열리고 있다.
인물을 중심으로 한 독특한 작업으로 잘 알려진 작가가 전시명에서 보듯 인물에 더해 풍경을 담은 작품들을 선보이는 자리다.
그동안 최 작가는 주변 어디에서나 만날 듯한 평범한 인물들을 통해 우리의 삶을 이야기하고, 나아가 시대상을 풍자했다. 인물들의 갖가지 표정, 예민한 감각으로 포착한 일상 속의 한 순간 등을 특유의 평면적이면서 어눌한 듯한 표현으로 담아냈다. 극히 인간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날카로운 익살과 해학이 슬며시 녹아든 작품들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저절로 피식 웃게 만들면서 한편으로는 자신을 돌아보게 했다.
이번 개인전에는 인물을 다룬 작품들도 있지만 풍경 만의 화면이거나 풍경 속에 인물·동물이 부수적으로 자리한 신작과 근작들이 출품됐다. 경기도 양평 작업실 주변에서 접한 일상 속 풍경, 행촌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전남 해남 임하도의 작가 레지던시에 머문 경험과 이탈리아 여행을 기반으로 한 작품들이다. 농부가 일하고 있는 남녘의 드넓은 땅이 강조된 ‘남도의 봄’을 비롯해 사이프러스 나무가 화면을 장악한 ‘사이프러스길의 사색’ ‘펠라르모 가는 길’ 등이 대표적이다. 물론 인물, 인물과 동물이 화면에 공존하는 작품들은 작가 특유의 해학이 여전히 돋보인다.
평론가 박영택 경기대 교수는 전시글을 통해 최 작가의 작품들에서 드러나는 이야기의 힘을 강조했다. 박 평론가는 “그의 그림은 한결같이 나름의 이야기를 안고 있다. 풍경이든 인물이든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통해 서사를 발생시킨다”고 밝혔다. “비록 소박하고 작은 이야기지만 그림에는 사람들이 사는 일상의 이모저모가, 소소한 생의 편린이 흩어져 있고 자연과 공존하는 인간의 자리가 박혀있다”며 “사람들과 풍경을 그리면서 모종의 이야기, 서사를 들려준다”고 평했다. 전시는 28일까지.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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