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인질극 설계부터 협상까지 주도한 ‘야히아 신와르’는 누구?[시스루 피플]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인질 협상이 타결되면서 이번 대규모 인질극을 주도한 하마스 측 핵심인물 야히아 신와르(61)가 주목을 받고 있다.
21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하마스의 최고실권자인 신와르는 지난달 7일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하고 240여명을 인질로 끌고 오는 계획을 설계한 인물이다. 그는 이스라엘 인질 50명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150명을 맞교환하고 4일간 교전을 중지하는 내용의 이번 협상 과정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와르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최대 의료기관인 알시파 병원을 공습한 이후 잠시 협상을 중단했으나, 이후 카타르 측 중재자들과 다시 연락을 취하며 인질 석방 협상을 재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주도한 신와르를 사살 목표 1순위로 꼽으면서, 그를 9·11 테러의 주모자인 오사마 빈라덴에 비유해 왔다. 그러면서 “이 끔찍한 공격은 신와르에 의해 결정됐다. 그는 죽은 목숨이다”라고 경고해왔다.
신와르는 현재 해외에서 호화롭게 망명 생활을 하고 있는 다른 하마스 고위 지도자들과 달리 가자지구내에 머물며 지하터널 안에 숨어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군은 드론, 전자도청 장치, 여러 정보원들을 총동원해 그의 행방을 알아내려 애쓰고 있지만, 아직까지 그를 붙잡지 못하고 있다.
신와르는 1962년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의 한 난민 캠프에서 태어났다. 지중해 연안의 이스라엘 남부에 위치한 아슈켈론 출신인 그의 부모는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약 75만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고향에서 쫓겨난 일명 ‘나크바’(대재앙) 이후 난민 신세가 됐다.
신와르는 1980년대 초 가자지구 이슬람대학교에서 공부하던 중 이슬람주의 운동에 뛰어들었다. 당시는 중동 전역에서 이슬람 부흥 운동 움직임이 활발해지던 때였다. 그는 19세였던 1982년 ‘이슬람주의 활동’ 혐의로 이스라엘 당국에 처음 체포됐고, 이후에도 수차례 더 체포된다.
1987년 1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의 반이스라엘 투쟁) 이후 생겨난 하마스의 창립멤버로 합류한 신와르는 25세의 젊은 나이에 하마스 보안 부서의 수장을 맡았다. 그는 하마스의 ‘도덕규범’을 위반한 사람들이나 이스라엘과 협력하는 스파이 등을 색출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이후 그는 1988년 다시 이스라엘에 체포돼 살인 등의 혐의로 4번의 종신형을 선고받고, 감옥에서 23년을 복역했다. 당시 그는 어떤 이스라엘인과도 대화하기를 거부했으며, 감옥에서 히브리어 공부와 함께 이스라엘 신문 등을 읽으면서 적에 대해서도 공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팔레스타인 수감자들 사이에서도 지도자로 자리매김하며 교도소 당국과 협상하고 수감자들 사이에 규율을 시행했다고 BBC는 전했다.
2011년 하마스에 억류돼있던 이스라엘군 병사 길라드 샬리트를 풀어주는 대가로 10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아랍인 수감자들을 석방하는 포로 교환을 통해 석방된 신와르는 이 경험을 통해 이스라엘군을 포로로 잡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석방 후 그는 가자지구로 돌아와 하마스의 전반적인 지휘권을 맡아 조직을 통치했다.
텔아비브의 국가안보연구소 연구원 코비 마이클은 “사람들은 신와르를 두려워했다”며 “그는 매우 잔인하고 공격적이며, 동시에 카리스마가 넘쳤다”고 전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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