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한 前부인 13년 간병한 80대 남편, 부인 죽자 임대주택서 내쫓은 LH

박태훈 선임기자 2023. 11. 22.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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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전 이혼한 전(前) 부인이 병마와 생활고에 허덕인다는 사실을 알고 찾아가 사망할 때까지 13년간 간병한 80대 남편에게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법률상 배우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임대주택 퇴거를 요구했다.

22일 권익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혼한 전 부인을 13년간 함께 살며 간병했을 경우 사실혼 관계를 인정, 사망한 전 부인 명의 임대주택에 계속 거주토록 허용할 것을 한국토지주택공사에 의견표명 했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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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법률상 배우자 아냐' 자격시비…권익위 "승계 허용해야"
ⓒ News1 DB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30년전 이혼한 전(前) 부인이 병마와 생활고에 허덕인다는 사실을 알고 찾아가 사망할 때까지 13년간 간병한 80대 남편에게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법률상 배우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임대주택 퇴거를 요구했다.

이에 남편은 부당하다며 국민권익위원회에 도움을 요청, 권익위가 LH에 "부인 명의의 임대주택을 남편이 승계하는 것을 허용"할 것을 주문했다.

22일 권익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혼한 전 부인을 13년간 함께 살며 간병했을 경우 사실혼 관계를 인정, 사망한 전 부인 명의 임대주택에 계속 거주토록 허용할 것을 한국토지주택공사에 의견표명 했다"고 알렸다.

A씨는 1969년 혼인한 B씨가 시댁과의 갈등 등으로 1970년 어린 자녀를 두고 가출하자, 8년을 기다리다가 1979년 이혼했다.

이혼 후 30여년이 흐른 2009년 B씨가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은 A씨는 B씨를 찾아가 전 부인이 당뇨 합병증에 옥탑방에서 어렵게 살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A씨는 B씨를 기초수급자로 신청하고, B씨가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공급하는 임대주택에서 살도록 조치를 취했다.

A씨는 B씨가 사망하던 2022년까지 13년간 임대주택에서 함께 살면서 신장 투석과 치매 증상을 보인 B씨를 병간호하면서 보호자 노릇까지 했다.

LH는 임차 명의자인 B씨가 숨지자 A씨에게 "법률상 배우자가 아니다'며 승계를 거부, 집을 비워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A씨는 국민권익위에 '사정을 살펴 달라'며 고충민원을 신청했다.

권익위는 조사 결과 △ A씨가 약 13년간 B씨를 간병한 사실 △ 부부로서 생활을 한 사실을 확인했고 △ A씨가 80세가 넘은 고령인 점 △A씨가 B씨 간병 과정에서 입은 낙상사고로 하반신을 쓸 수 없는 상태인 점 등을 감안 "A씨가 법률상 배우자는 아니지만 사실혼 배우자로 봐야 한다"며 "A씨가 해당 임대주택에서 계속 살 수 있도록 명의 변경을 허용할 것"을 LH측에 권고하기에 이르렀다.

buckba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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