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내년 한국 성장률 2.0%” 전망···건설·석유화학 부진 예상

유희곤 기자 2023. 11. 22. 14:1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무디스 주요 20개국(G-20) 경제성장률 전망. 무디스 인베스터스 서비스 제공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2.0%로 전망했다. 정부(2.4%)는 물론 국제통화기금(IMF)·한국개발연구원(KDI)의 전망치(2.2%)보다 낮다.

한국신용평가는 내년에도 고금리·고환율·고유가가 산업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특히 건설과 석유화학 업종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무디스와 한국신용평가는 2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2024년 한국 신용전망’을 주제로 연 공동 미디어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무디스는 내년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연 2.0%로 예상했다. 올해 고성장을 한 미국과 일본은 1.0%로 전망됐다. 중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4.0%였고 인도는 6.1%, 인도네시아는 5.0%였다.

한국 경제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는 국제 에너지·식량 가격 충격, 기업·정부부채, 고령화 등을 꼽았다. 국내 소비에서 에너지 순수입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80%가 넘고 식량 순수입액은 50% 이상을 기록했다. 이는 홍콩, 싱가포르, 일본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한국신용평가는 내년에도 예상되는 경기침체·고금리·고유가 등이 대부분 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건설·석유화학·디스플레이 업종을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건설업의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은 지난해 말 26조원에서 올 9월 말 28조원으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착공과 분양이 지연되면서 브릿지론의 본 PF 전환이 되지 않는 곳이 늘고 있고, 차환 과정에서 시공사에 신용보강을 요구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태영건설과 롯데건설은 자기자본 대비 PF 보증 비율이 각각 324.7%와 212.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용건 한국신용평가 총괄본부장은 “중견급 이하 건설사는 정부 지원이나 자산 담보 없이는 회사채 발행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고, 10% 내외의 고금리도 부담 요인”이라면서 “과중한 PF 리스크가 지속되거나 유동성 대응력이 약화한 건설사를 중심으로 신용등급이 하향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석유화학 업종에 대해서는 “에틸렌, 프로필렌 등의 공급 부담이 내년에는 다소 완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 및 글로벌 수요 약세가 계속되고 고유가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여 우호적인 여건은 아니다”고 말했다.

무디스는 내년 국내 은행권이 영업환경·자본적정성·조달 및 유동성·정부지원은 올해 수준을 유지하고, 자산건전성과 수익성은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국내 은행은 자산건전성 압력에도 대손충당금이 충분해 대손비용 발생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손정민 무디스인베스터스서비스 애널리스트는 ‘최근 정치권에서 도입을 주장하는 은행 횡재세나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상생금융이 은행 수익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냐’는 질문에 “횡재세나 상생금융은 은행의 금리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금융사) 임원진 보수와도 관련이 있어서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단기적으로는 건전성이나 수익이 제한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금융안정성 측면에서 (부실채권 감소 등으로) 긍정적인 면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