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매설 배관 파손 걱정없다"…이상 여부 조기 탐지

표준연, 파손 예방 및 조기탐지 시스템 개발
배관에 센서 부착해 발생 시각, 위치 정보 산출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무단 굴착 등으로 발생하는 지하매설 배관 파손에 따른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표준연 제공

표준연 연구진이 지하매설 배관 파손 예방 및 조기 탐지 시스템에 대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배관 충격으로 전파되는 탄성파를 센서가 측정한 뒤 분석 알고리즘으로 이상 여부를 사전 탐지한다. 표준연 제공

지하 매설 배관 파손으로 생길 수 있는 대형사고를 조기에 탐지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상수도뿐 아니라 송유, 가스, 열공급 등 다양한 분야의 배관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윤동진 박사 연구팀이 무단 굴착 등으로 발생하는 배관 누출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무단 골착공사는 물, 석유, 가스 등을 수송하는 지하 매설 배관의 주요 파손 원인 중 하나로, 배관 관리 주체를 사전에 파악하기 어렵다. 만약 파손으로 누출사고가 발생하면 환경오염과 폭발, 화재, 싱크홀 등의 위험이 따른다.

연구팀은 배관에 수백 미터 간격으로 한 쌍의 센서를 부착해 두 센서 사이에서 발생하는 충격 신호를 실시간 모니터링해 충격 발생 시각과 위치 정보를 즉각 산출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현했다. 지진 관측센터에서 진동을 감지한 후, 지진파의 도달 속도를 이용해 지진 발생 시각과 위치를 계산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배관에 부착된 센서는 별도 굴착 공사 없이 밸브실이나 맨홀 등 기존 매설 배관의 외부 노출 부분에 간단히 설치할 수 있다. 주위 교통환경으로 인한 소음 등 불필요한 신호를 줄이고, 배관에서 발생한 신호만 판별하는 분석 알고리즘도 갖췄다. 배관에 충격이 가해지면 센서와 분석 알고리즘을 통해 파손 위험 징후를 포착해 조기에 알려준다.

연구팀은 청주, 전주, 오송 등 세 곳에서 수 ㎞에 이르는 실사용 매설 배관에서 시스템의 현장 적용성을 검증한 결과, 배관에 가해지는 약 20kN(킬로뉴턴) 이상의 충격을 95% 이상의 정확도로 감지해 냈다. 배관 파손을 일으키는 충격의 강도는 통상 약 수백 kN 이상으로, 이번 검증을 통해 배관 파손사고 예방과 조기 경보에 적합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관련 기술은 국내 기업에 이전됐으며,

표준연 구조안전모니터링팀이 개발한 이번 기술은 지하 매설 배관이 파손되기 전에 외부 손상 요인을 실시간 탐지해 사고를 방지하는 시스템이다. 무단 굴착공사 등으로 배관에 충격이 가해지면 이를 파손 위험 징후로 포착해 조기 경보한다.

윤동진 표준연 책임연구원은 "배관 파손은 인명 피해 등 심각한 사고로 이어지지만, 그동안 제보자의 누출 신고에 의존해야 했다"며 "이 기술은 매설 배관의 이상 상태를 온라인으로 사전 감지·조치하기 위한 스마트 감시 시스템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스트럭처널 헬스 모니터링(지난 8월)'를 포함해 4건의 국제 학술지에 게재됐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