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호, 선수 보호로 고민될 시간
북중미를 향한 첫 항해를 마친 클린스만호가 승조원 보호 문제로 고민에 빠지게 됐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59)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지난 21일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C조 2차전 중국 원정에서 3-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2연승을 내달린 한국은 C조 1위를 굳혔다.
“중국이 숨도 못 쉬게 만들어주자”고 다짐했던 ‘캡틴’ 손흥민(31·토트넘)의 활약상이 눈부셨다.
그는 전반 11분 팀 동료 황희찬(27·울버햄프턴)이 얻은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성공시키더니 전반 45분에는 이강인(22·파리 생제르맹)이 올려준 코너킥을 머리로 돌려넣으면서 추가골을 넣었다. 그리고 후반 42분에는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정승현(29·울산)의 쐐기골까지 도우면서 3골에 모두 관여했다.
그런데 손흥민의 첫 골을 넣는 순간 위험한 장면이 포착됐다. 페널티킥을 준비하는 그를 향해 초록색 레이저 포인터가 조준된 것이 중계 화면에서 잡힌 것이다. 이후 이강인이 프리킥을 차는 순간에는 얼굴로 레이저 포인터가 조준되기도 했다.
A매치(국가대항전)이 열릴 때마다 종종 나오는 이 행위는 선수의 플레이를 방해할 뿐만 아니라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하기 짝이 없다. 대한축구협회가 선수 보호를 위해 중국 측에 항의하는 것을 넘어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을 관장하는 아시아축구연맹(AFC)에 재발 방지를 요구해야 하는 부분이다.
그런데 협회는 또 다른 측면에서도 선수 보호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날 후반 27분 교체 투입된 황의조(31·노리치시티)와 관련해 갑론을박이 쏟아지고 있다.
황의조는 과거 교제했던 여성과 관계를 맺을 당시 동의한 적이 없는 영상을 불법으로 촬영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중국 원정을 떠나기 직전 경찰 조사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된 그가 경기에는 출전하지 않았어야 한다는 의견과 아직 혐의가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기에 무죄 추정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 맞서고 있다.
협회의 국가대표팀 운영 규정 제6조에 따르면 각급 대표팀원은 국가를 대표하는 신분으로서 스스로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행위를 삼가며 사회적 책임감과 도덕성을 유지해야 한다. 피의자 신분인 선수가 이 규정을 어겼는지 한 번 따져볼 필요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현장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명확한 사실이 나오기 전까지는 진행 중인 사안일 뿐”이라며 “당장 문제가 있다, 죄가 있다고 할 수는 없다. 그 전까지는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돕는 게 내 일이다. 명확한 사실이 나오기 전까지는 황의조가 운동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득점해주길 바란다”며 황의조에 힘을 실어줬다.
협회 관계자는 “아직 사실 관계가 확인되지 않았기에 조심스럽다. 조사 단계인 만큼 신중하게 처리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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