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인질 50명 석방·4일간 일시휴전’ 합의 승인
인질 10명 석방 때마다 휴전 1일 연장
이스라엘 “모든 인질 본국 데려올 것”
가자지구에 인도주의적 지원도 허용
이스라엘 정부가 하마스에게서 인질 50명을 돌려받는 대가로 이스라엘에 억류된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150명을 풀어주고 4일간 교전을 중지하는 협상안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23일(현지시간)부터 협상안이 발효될 것으로 보인다.양국 간 교전이 일시적으로나마 멈추는 것은 지난달 7일 하마스의 기습으로 전쟁이 발발한지 46일만이다.
이스라엘은 교전 중지 기간이 끝나면 다시 전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지만, 이번 협상 타결로 전쟁이 중대 분수령을 맞게 됐다. 휴전 지속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도 커질 전망이다.
22일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와 CNN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전시 내각은 카타르의 중재로 마련된 이 같은 내용의 인질 석방·임시휴전안을 각료회의에서 투표를 통해 통과시켰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하마스가 인질로 잡은 최소 50명의 어린이와 여성 등을 휴전 기간인 4일에 걸쳐 풀어주기로 했으며, 추가로 인질 10명을 석방할 때마다 휴전 기간을 1일씩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마스가 풀어주는 인질 중에는 3살짜리 어린이도 포함됐다. 석방 대상 인질 명단은 향후 24시간 내 공개될 예정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우리는 모든 인질을 본국으로 데려오는 데 전념하고 있다. 이번 협상안 승인은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첫 단계”라고 설명했다.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억류중인 인질은 239명으로, 지금까지 미국 시민권자 2명을 포함해 4명의 인질이 석방됐다.
이스라엘은 휴전 기간 동안 ‘가자지구 전역에서 누구도 공격하거나 체포하지 않을 것’을 약속할 것이라면서 가자지구 북부와 남부 간 이동의 자유도 보장된다고 설명했다.
하마스도 성명을 내고 자신들이 억류 중인 여성·어린이 인질 약 50명을 석방하는 대가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여성과 어린이 150명을 이스라엘 감옥에서 풀어주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스라엘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수감자는 석방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번 협상안은 이스라엘 각료회의에서 전날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6시간 가량의 회의와 표결을 거친 끝에 통과됐다. 이타마르 벤 그비르 국가안보장관 등 일부 극우정당 소속 각료들은 “이스라엘 안보에 해가 될 것”이라며 전투 중단을 반대했지만 이스라엘군(IDF)·신베트·모사드 등 이스라엘의 안보기관과 다수 야당이 협상안을 지지했다.
이에 따라 23일부터 교전이 중단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집트 국영 알카히라 TV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합의한 나흘간의 일시 휴전 합의가 23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5시)에 발효된다고 보도했다. 하마스 정치국의 무사 아부 마르주크 부국장도 알자지라 방송과 인터뷰에서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번 협상안에는 가자지구에 연료 트럭 등 인도주의적 구호물자 진입 등을 허용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휴전 기간동안 하루에 빵집용 식용유와 병원용 연료를 포함한 구호 트럭 300대가 가자지구로 들어갈 예정이다.
다만 이스라엘 측은 협상안을 수용했지만 전쟁이 끝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각료회의 모두 발언에서 “인질들을 돌려받기 위해 휴전 이후 우리가 전쟁을 멈출 것이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들이 있다”며 “모든 인질을 석방하고 하마스를 제거하기 위해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뉴욕타임스는 “비록 짧더라도 전투가 잠시 중단된다면 가자지구에 있는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은 어느 정도 안도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https://www.khan.co.kr/world/mideast-africa/article/202311221530011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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