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여행사 “한국서 빈대 발견 첫 고객에 여행비 일부 환불”

지난 17일 인천국제공항공사 방역 담당 직원들이 제2터미널 라운지에서 빈대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콩에서 빈대 공포가 확산하면서 한 홍콩 여행사가 한국 여행에서 빈대를 발견한 첫 고객에게 여행비 일부를 환불해주겠다고 나섰다.

21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 여행사 ‘윙온트래블서비스’가 다음달 1일부터 내년 2월29일까지 한국 여행 도중 호텔, 버스, 식당 등에서 살아있는 빈대를 발견한 첫번째 고객에게 여행비 일부를 환불해주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윙온트래블서비스는 가이드나 버스 기사 등 여행사 직원이 빈대를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윙온트래블서비스 관계자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고객을 안심시키고 우리의 모든 서비스 제공 업체가 위생 기준을 충족하는지 면밀히 조사했다는 자신감을 보여주기 위한 조처”라고 설명했다. 윙온트래블서비스는 홍콩 여행사 가운데 빈대 발견 시 여행비 일부 환불을 약속한 여행사는 자사가 처음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경쟁사인 이지엘(EGL)의 관계자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지금까지 제공한 여행에서 빈대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빈대 문제는 이미 지나갔다고 판단하고 있고 예약자 수도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이지엘은 호텔과 버스의 위생을 계속해서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홍콩 여행사 더블유더블유피케이지(WWPKG)는 직원들에게 소독 스프레이를 지급하고 호텔과 버스의 위생 상태를 점검하는 등 추가 조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4일 인천시 중구 공항철도 용유차량기지 내 직통열차에서 빈대 예방을 위한 살균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홍콩에서는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에 이어 한국에서도 빈대가 발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빈대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홍콩 온라인 쇼핑몰 ‘숍라인’에선 대규모 할인 행사인 광군제를 맞아 지난 11∼12일 해충 방제와 빈대 살충제 판매가 172배나 폭증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전했다.

홍콩이 빈대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홍콩이 빈대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기 때문이다. 홍콩 전문가들은 인구 밀도가 높고 고온다습한 홍콩이 빈대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라고 지적한다.

홍콩 해충 방제기업 ‘노베드벅스’ 프란시스코 파조스 대표는 지난 1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홍콩은 인구 밀도가 높아 빈대가 알을 낳을 수 있는 장소가 많고 사람 사이를 옮겨 다니기에도 매우 쉽다”며 “홍콩은 빈대들한테 디즈니랜드와 같은 놀이동산”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대만·일본·싱가포르와 함께 홍콩인들에게 인기 있는 여행지다. 한국관광통계를 보면 지난해 홍콩인 6만2453명이 한국을 찾았다. 올해 9월까지는 홍콩인 28만1780명이 한국을 찾았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