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소화 가치 추풍낙엽...“달러 쓰겠다”는 대통령 당선에 하루 13% 급락
페소가치 매일 요동...어제 하루사이 13% 급락
좌파 집권 4년간 포퓰리즘에 페소값 87% 증발
2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암시장 환율 정보를 제공하는 ‘블루달러넷’에 따르면 이날 달러당 페소화 가격은 평균 1050페소로 전일 보다 13% 넘게 급락했다.
이날 아르헨티나 정책 당국에서 정한 페소화 가치는 달러당 353페소에 불과했지만, 아르헨 정부의 외환 보유 통제와 과거 달러 예금 강제 환전 조치 이후 아르헨티나 일반 국민들은 공식 환율이 아닌 암시장에서 비공식 환율에 따른 달러화를 거래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오는 12월 10일부터 4년 임기 아르헨티나 대통령 자리에 오른 밀레이 당선자는 대선 캠페인 당시 전기톱을 들고 유세 현장을 누비면서 거친 말을 쏟아내며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전통적으로 가톨릭 신자가 많은 아르헨티나에서 역사상 처음 배출한 자국 출신 교황인 프란시스코 교황이 빈자를 위한 증세를 주장했다는 이유로 ‘공산주의자’라고 공격하는가 하면, 포클랜드 전쟁에서 아르헨티나로부터 승리를 거둔 마가릿 대처 영국 총리를 ‘자유주의 경제학자’로서 존경하는 인물 중 하나로 꼽아왔다.
대선 캠페인 기간 동안 그는 공식 석상에서 “페소화는 비료 보다 못한 쓰레기”라며 2019년부터 집권당인 좌파 포퓰리즘(페론주의) 성향의 정책을 비판해 왔다.
밀레이는 공약으로 페소화 폐기와 중앙은행 폐쇄, 달러화 채택 등의 대표적인 정책 외에도 농산물 수출세 면제, 기성 정치인 계급 타파, 정부 지출 대규모 삭감과 같은 친기업·보수 성향의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밀레이는 농산물 수출 대금으로 받은 달러를 강제로 암시장 시장가격이 아닌 정부 공식 환율로 환전해야 했던 농민층과 변화를 갈망하는 젊은 유권자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아르헨티나 유권자들이 극우 성향에도 불구하고 밀레이를 대통령으로 뽑은 배경에는 기존 좌파 페론주의 정부의 경제 실정이 있다. 올해 아르헨티나의 연간 인플레이션은 120%가 넘을 정도로 극심한 물가 상승과 함께, 빈곤층 인구가 전체의 40%에 달할 정도로 경제적으로 고통 받고 있다.
2019년 말 페론주의 정부는 지난해에도 국내총생산(GDP)의 2.4%에 달하는 정부 재정적자를 기록하면서도 소득세 면제 혜택, 대중교통 보조금 지급 등의 선심성 복지 정책과 현금 살포 기조를 이어나갔다.
그 결과 현지 식당·상점에선 매일 또는 매주 상품의 가격이 오르는 게 일상이고, 아르헨티나인들은 월급을 받자 마자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생필품을 사모으거나, 암시장에서 달러 현금을 사서 저축하는 모습이 펼쳐졌다.
아르헨티나 정부의 자본·외환통제에 노출된 은행계좌에서 달러를 모으는 아르헨티나인은 거의 없다.
좌파 정권 집권 4년간 달러 암시장에서 페소화 가치는 종전 대비 87%가 감소한 13% 수준으로 폭락했다.
페론주의 집권당 ‘조국을 위한 연합’의 대선 후보였던 세르히오 마사 경제장관은 대선 직전까지 주요 정책으로 버스·지하철에 대한 보조금 지급과 모든 근로자의 근로소득세 면제 확대 공약 등을 밀어붙였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 10월 초 기준 아르헨티나는 IMF로부터 434억달러의 부채를 지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 차입국가로 2위 규모인 이집트(162억달러)에 비해 압도적인 1위 외채를 부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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