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시환 의식하지 않았나…” 영웅들 마지막 1차지명자, 23세 우완은 천천히 떠오른다 ‘속도보다 방향’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노시환을 의식하지 않았나.”
주승우(23, 키움 히어로즈)는 영웅군단의 마지막 1차지명자다. 서울고와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2022년에 입단했다. 당시 키움은 주승우가 대학 투수들 중 가장 완성형에 가깝다고 보고 지명했지만, 2년간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2022시즌 4경기서 평균자책점 10.80, 2023시즌 11경기서 1패 평균자책점 9.56에 그쳤다. 1군에서 레귤러 멤버로 살아남기엔 완성도가 다소 떨어졌다. 그 사이 2군에선 꾸준히 선발수업을 받았다. 2022시즌 19경기서 3승4패 평균자책점 3.70, 2023시즌 17경기서 4승7패 평균자책점 5.58을 기록했다.
단, 2군에서도 꾸준히 5~6이닝을 소화한 건 아니었다. 투구내용의 기복은 있었다. 1군에선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패스트볼 평균 143.4km까지 나왔고, 최고 147km 안팎을 찍었다. 패스트볼 다음으로 스플리터와 슬라이더, 커브 순으로 많이 구사했다.
스피드가 압도적이지 않으니 커맨드가 정교하거나 경기운영능력이 좋아야 한다. 게다가 내년부터 본격 시행될 피치클락과 견제구 제한에도 대비해야 한다. 마무리캠프에서 집중적으로 담글질한다. 주승우는 지난 9일 원주 태장체육단지 야구장에서 “1군은 2군보다 타자들의 수준이 확실히 높다”라고 했다.
주승우는 한화 이글스 간판타자 노시환과의 승부를 잊지 못한다. 9월10일 홈 경기서 선발 등판, 2.2이닝 4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4사사구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당시 노시환에게 1회 볼넷, 3회 사구를 기록한 뒤 채은성, 정은원에게도 볼넷을 내줘 무너졌다.
주승우는 “올해 두 번 정도 상대했다. 볼넷을 내주고 나니 ‘노시환을 의식한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힘이 들어가지 않았나 싶다”라고 했다. 이후 1군에서 뭔가 제대로 보여줘야 되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그는 “1군에서 선발로 70이닝, 불펜에선 30이닝을 최소한 던지고 싶다. 1군에 있으면서 경험을 쌓고 좋은 공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했다.
디테일한, 현실적인 목표 설정이다. 철저한 준비가 필수다. 주승우는 “그래도 2군에서 선발로 뛰니 작년보다 컨트롤은 좀 나아졌다. 타자들과 적극적으로 승부했는데, 1군에선 카운트가 몰려도 변화구가 가운데로 들어가면 가차 없이 안타를 맞았다. 내년엔 변화구 퀄리티를 높여서 타자를 압도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했다.
키움 1군 선발진은 누구에게나 열렸다. 최원태(LG 트윈스)는 떠났고, 안우진은 토미 존 수술로 2024시즌을 건너뛸 게 확실하다. 정찬헌도 허리 수술을 받았다. 주승우도 도전장을 던졌다. “기회다. 한 자리 차지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변화구는 몰려도 스윙이 나올 수 있게 변화를 확실하게 줘야 한다. 타이밍을 뺏을 수 있게 연습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승호 투수코치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 주승우는 “적극적으로 알려준다. 직구와 똑 같은 폼으로 던질 수 있어야 한다. 조급한 마음을 갖지 말고, 연습을 해야 한다. 저녁엔 쉐도우 피칭이나 이미지트레이닝도 한다. 밴드로 중심이동을 하는 운동도 한다”라고 했다.
피치클락 적응도 한창이다. 주승우는 “연습투구를 해보니 마음이 조급해졌다. 그걸 지키는 것도 능력이다. 피치클락을 생각하면서 빠르게 던지는 연습을 하고 있다”라고 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