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천재 백사장2', 가장 생생하고 실질적인 장사 바이블

아이즈 ize 조이음(칼럼니스트) 2023. 11. 2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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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조이음(칼럼니스트)

사진=tvN '장사전채 백사장' 시즌2 방송 영상 캡처

'밥장사 님이 로그인하셨습니다.'

이는 tvN '장사천재 백사장' 시즌1 제작발표회 당시부터 "시즌 2는 절대 없다"고 단언했던 백종원이 종영 4개월 만에 '장사천재 백사장' 시즌2로 돌아왔음을 알리는 장면이다. '장사천재' 백종원이 돌아왔다. 모로코 마라케시와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밥장사에 나섰지만, 주어진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해 아쉬워했던 그에게 마지막 기회가 주어졌다. '백사장2'를 통해 그가 밥장사에 도전할 지역은 스페인. 그중에서도 세계에서 단위 면적당 '미슐랭 가이드' 별이 가장 많이 떠 있다는 미식 도시, 산 세바스티안이다.

재료 수급조차 쉽지 않은 해외에서 맨땅에 헤딩하듯 요식업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은 이미 많이 봤다. 그래서인지 '장사천재 백사장'은 첫 시즌 시작부터 백종원을 내세워 장사의 준비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현지에 도착해 제작진으로부터 자본금을 전달받은 백종원은 언어조차 통하지 않는 낯선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바디랭귀지까지 동원해 재료를 구하고, 조리도구까지 직접 준비하는 열정으로 장사를 시작했다. 장사 중에는 곤란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기도 했다. 프로그램 설명 그대로 대한민국 최고의 외식 경영 전문가 백종원이 한식 불모지에서 직접 창업부터 운영까지 해 나가는, 진짜 장사기였다.

​사진=tvN '장사전채 백사장' 시즌2 방송 영상 캡처​

이전 시즌에서 주어진 목표치에 아쉽게 도달하지 못했던 백종원을 알기에 제작진은 더 어려운 미션을 준비했다. 먹자골목 내에 유일하게 폐업한 가게에 창업하라는 것. 하지만 미션을 부여받기에 앞서 주변 상권 파악을 위해 거리를 돌아다니던 백종원이 폐업한 가게를 이미 확인한 후였고, 그는 이 가게의 메뉴판을 보고 폐업한 이유를 짚어내 놀라움을 자아낸 바. 시즌1과 마찬가지로 창업 자금을 받은 백종원은 자신이 짚었던 문제점 개선을 위한 리모델링을 준비했다. 

'장사천재 백사장2'에서 백종원이 밥장사 메뉴로 떠올린 건 한식 주점이었다. 낮술 문화가 발달한 스페인의 분위기에 맞춰 술과 곁들여 먹을 수 있는 한식 메뉴를 선보이겠다는 것. 단 한식이 낯선 이들도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는 음식, 여기에 맛도 좋고 재료 수급까지 원활한 음식이어야 했다. 가격 경쟁력을 갖추되, 현지 술과도 어우러지는 음식이어야 했다. 이 모든 걸 만족시킬 수 있는 메뉴로 선별해 장사를 시작했지만, 폐업했던 자리에서 새 가게를 오픈한다는 건 아무리 백종원이라 해도 쉽지 않았다.

사진=tvN '장사천재 백사장2' 방송 영상 캡처 

백종원은 손님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그간 자신이 쌓아온 노하우를 하나씩 꺼내기 시작했다. 먼저 SNS에 게재하고 싶을 정도의 비주얼을 지닌 미끼 상품을 제공함으로써 손님들의 관심을 유도했다. '폭탄 계란찜'을 공짜로 제공하자 손님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맛에 반한 손님들은 유료 전환 후에도 이 메뉴를 주문했다. 여기엔 시식 영상 노출 빈도수를 높이는 것 또한 주효했다. 또 현지 와이너리에서 구매한 와인이 기대만큼 팔리지 않자 '와인 1+1' 행사를 준비했다. 와인 판매 촉진 행사는 안주 판매 증진으로 이어져 안주의 조기 솔드아웃이라는 연쇄 작용을 불러왔다. 예상보다 빠른 재료 소진에 백종원은 기회라는 듯 있는 재료만으로 새로운 안주를 탄생시켜 판매하는 임기응변을 보였다. 또 글루텐 프리 메뉴를 찾는 손님을 위해 단 하나뿐인 메뉴로 대접하는 기지를 발휘하기도 했다.

본업은 외식 경영 사업가이지만, '장사천재 백사장'에서 백종원은 메인 셰프의 역할까지 맡아 주방을 진두지휘한다. 때문에 가게가 운영되는 내내 손님과 마주할 일은 거의 없지만 하루의 시작 전, 또 가게를 마감하면서 그는 홀 매니저(존박)를 통해 손님의 피드백을 받고 이를 음식에 적극 반영한다. 첫 장사 이후 육전의 크기가 작아진 대신 개수가 많아진 것도, 찜닭 접시가 깊어진 대신 익힌 당면을 더한 것도 손님들이 메뉴를 처음 받고 보였다는 아쉬운 반응에 대한 피드백이다. 이처럼 손님들의 반응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이유는 "(장사는) 사람의 마음을 읽어야 하기 때문"이라는 백종원. "장사를 하는 백종원은 마치 '화수분' 같다"던 제작진의 말이 떠오른다.

매주 전국 방방곡곡에 있는 골목 식당을 찾아다니며 자신이 가진 장사 노하우를 풀어주던 백종원이 해외 장사 도전기에 이어 프랜차이즈 도전기까지 직접 보여주다니. 이보다 더 실질적이고 리얼한 장사 바이블이 또 어디 있을까. 온몸으로 부딪혀 아낌없이 알려주는 백종원 표 장사 전략에 보는 이는 감동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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