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50번 보고 대사 바꿔"…'외계+인' 2부, 최동훈 감독 절치부심 통할까(종합) [N현장]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최동훈 감독의 절치부심은 관객들의 마음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1부의 실패로 아쉬움을 남겼던 '외계+인'이 2부로 신년 관객들을 찾는다. 최 감독은 1년 반 내내 편집에만 매달렸던 사실을 전하며 2부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외계+인' 2부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최동훈 감독과 배우 류준열, 김태리, 김우빈, 염정아, 조우진, 김의성이 참석했다.
'외계+인' 2부는 지난해 여름 개봉한 '외계+인' 1부를 잇는 작품이다. 모든 하바가 폭발하기까지 남은 시간은 단 48분, 마침내 시간의 문을 열고 무륵, 썬더, 두 신선과 함께 현재로 돌아온 이안이 외계인에 맞서 하바의 폭발을 막고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나서는 과정을 담았다.
류준열이 자신의 정체를 의심하는 도사 무륵, 김태리가 모두를 지키기 위해 미래로 돌아가려 하는 이안, 김우빈이 미래로 돌아갈 수 있는 시간을 문을 여는 썬더를 연기했다. 이어 이하늬가 외계인의 비밀을 파헤치는 민개인을, 염정아가 요괴를 쫓는 신선 흑설, 조우진이 요괴를 쫓는 신선 청운, 김의성이 과거에 갇힌 외계인 죄수 자장, 진선규가 신검을 빼앗아 눈을 뜨려는 맹인 검객 능파 역을 맡았다.
이날 최동훈 감독은 "1년 반 동안 후반 작업을 했는데 여기 계신 배우들은 다 다른 작품 하시고 나는 1년 반 동안 편집실에서 배우들의 눈만 보면서 살았다, 마치 같이 산 식구처럼 느껴진다, 물론 이 분들은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1년 반 후반작업을 하면서 나 자신도 영화를 만드는 게 어떤건지 다시 느꼈다, 이 과정에서 정화되고 촬영 때 같이 한 배우들을 일년 반 동안 부둥켜 안으면서 영화를 만드는 게 이런 거구나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외계+인' 1부는 150만명대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실패했다. 지난해 여름 최고의 기대작이었던 이 영화의 성적은 크게 아쉬움을 남겼고, 아쉬움의 크기는 연출자인 최동훈 감독이 가장 컸을 터다.
최 감독은 1부에 대한 호불호가 편집 과정에 미친 영향을 묻는 질문에 "(편집은)애초에 설정한 대로 가긴 갔는데 저희가 편집을 오래 한 이유는 여러 실험을 해봤다, 편집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는데 그런 생각이 들더라, 내가 열심히 하는 것이 관객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점점 편집 과정이 재밌어졌다"면서 "아무리 그래도 시나리오를 이길 수는 없으니, 편집은 구조와 시간과 밸런스 맞추는데 중점 뒀다"고 밝혔다.
'외계+인'은 1부와 2부를 함께 촬영한 작품이나 재촬영과 대사 교체 등의 과정이 있었다. 최동훈 감독은 "저희가 딱 하루 재촬영을 했다, 이하늬 장면을 하루 재촬영했고, 간단한 쇼트들을 하루 만에 다 찍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 감독은 "'외계+인' 영화 자체는 2부가 있어야만 서로 좋은 짝을 만나는 것 같다, 가끔 1부가 너무 외롭지 않았나 생각도 들고, 연작이지만 각자의 삶을 갖고 있는 각자의 영화같기도 하고 붙이면 연작 같기도 하고, 그런 고민이 있었다"면서 "1부를 보지 않은 관객이 이 영화를 볼 것인가, 그런 점이 편집할 때 연결돼 있기도 하지만, 독립적인 영화 느낌을 주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였다"고 밝혔다.
또한 "후반 작업하면서 이제 같이 고생하면서 만든 경험도 중요했고, 어떻게 하면 이 배우들이 긴 시간 촬영하면서 보여줬던 즐거움 매력들을 관객에게 전달할 수 있을지가 큰 문제였다"면서 "배우들에게 계속 부탁했던 것은 편집할 때 후시 녹음을 나중에 하는데 후시 녹음 미리 할 수 없으니, 휴대폰으로 여러 대사를 읽어주길 부탁해, 하면서 문자를 보넀다"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최 감독은 "배우들은 각자 새로 바뀐 대사들을 보내줬고 그 대사들을 편집본에 넣으면서 작업했다, 그때마다 무리 없이 응답해준 배우들에게 감사하다"면서 "관객들이 이 영화의 캐릭터들을 좋아하려면 내가 좋아하고 내가 그 매혹에 빠져야 한다, 한 150번 정도 봤다, 이 영화를, 내 자신이 이 영화의 배우들과 애정에 빠진 것 같다"고 밝혔다.
1부와 2부의 독립성은 중요했다. 1부를 보지 않은 관객도 2부를 즐겁게 볼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편집을 하는 최 감독이 중점을 둔 것이었다. 최 감독은 2부 앞에 1부의 요약본이 붙는다면서 "요약본이 2부 자체를 조금이라도 짝을 이루고 있는 영화로 보여지길 바랐고 그래서 1부에 대한 소문, 아주 약간의 정보만 있다면 2부는 봐도 괜찮을 것 같다고 느낄 때까지 편집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내 "저는 이렇게 얘기하지만 어떤 일일 벌어질지 모르겠다"고 말해 웃음을 주기도 했다.
'외계+인' 1,2부는 무려 387일간 촬영을 진행했다. 최 감독은 첫 촬영 때를 회상하며 "첫 촬영은 무륵과 이안의 가짜 결혼식 장면이었다, 우빈이 가드 역할을 하기 위해 쫄쫄이를 입고 옆에서 대기했다, 마지막 촬영은 현대로 돌아오는 남대문 앞 뜰에서 찍었다, 어떻게 387일을 찍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기억에 남는 건 촬영 끝나고 바로 병원에서 여러 검사를 받고 이렇게 살지 말라는 얘기 들은 게 생각난다"고 밝히며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1부가 과거 위주로 돌아갔다면, 2부는 현재 위주로 돌아간다. 무륵과 이안을 연기했던 류준열과 김태리는 이번 영화에서는 달라진 관계성을 보여준다.
김태리는 "1부에서는 (무륵과)가짜 혼인을 하고 티격태격 하며 재밌는 '케미'를 발산했다면 2부에서는 신검 쫓는 과정에서 숨겨진 비밀들을 만날 수 있고, 비밀들이 밝혀지며 저희 사이에도 변화가 생긴다"고 2부에 대해 말했다. 이어 "(무륵과)같은 뜻을 갖게 되는, 목적을 갖게 되는, 그런 동지가 된다"면서 "그거보다 조금 더 애틋한 부분도 있다"고 말하며 극중 류준열과 보여주는 호흡에 대해 설명했다.
이번 영화에는 새로운 캐릭터 자장이 합류했다. 자장 역을 맡은 진선규는 "맹인 검객이고, 과거에서 약을 팔고 있다, 그러다가 신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임무라기 보다는 개인적인 잇속을 차리는 신검으로 눈을 얻기 위해 신검을 쫓아다닌다"며 자신의 캐릭터를 소개했다. 그는 자장이 1부에 살짝 등장했다면서 "2부가 나오면 1부를 다시 한 번 보시면서 내가 어디 나오는지 찾아보시는 것도 굉장하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배우들은 2부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했다. 류준열은 "개인적으로 2부가 너무 기대되는게 같이 작품한 배우 이전에 데뷔 전부터 최동훈 감독님의 팬으로서 감독님의 시나리오와 영화에 힘이 있다, 여러 레이어가 얽히고 설킨 이야기들이 마지막에 쫙 풀어지는 걸 너무 즐겁게 봤다"고 밝혔다.
또한 "2부가 이렇게 나오면서 1부 여러 이야기들이 펼쳐져 있다면 이걸 정리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게 2부다, 내가 찍었지만 관객으로서 감독님의 팬으로서 영화를 빨리 보고 싶은 기분이 있다, 우리 영화 설명하지만 (내가) 영화를 빨리 보고싶은 궁금한 마음이 있어 관객들도 같은 마음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태리 역시 "정말 같은 마음"이라며 "감독님이 애정하는 만큼 배우들도 이 여오하를 많이 애정한다, 저만 해도 사랑하는 마음이 크다, 이 마음이 관객들에게 전해졌으면 좋곘다는 마음 뿐이다, 저도 기대가 많이 된다"고 밝혔다.
한편 '외계+인' 2부는 오는 2024년 1월 개봉한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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