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촬영 혐의’ 황의조 기용한 클린스만…황의조, 조사 중 중국전 출전
[포포투=김환]
불법 촬영 혐의를 받고 있는 황의조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는 와중에 중국과의 경기에 출전해 논란이 생겼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1일 오후 9시 중국 선전에 위치한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예선 C조 2차전에서 중국을 상대로 3-0 대승을 거뒀다.
이날 한국은 멀티골과 한 개의 도움을 기록한 손흥민의 활약에 힘입어 ‘창사 참사’의 기억을 완전히 잊게 하는 경기를 펼쳤다. 한국 대표팀 선수들 개개인의 실력은 중국 선수들을 압도할 정도로 뛰어났고, 경기에서 그 격차를 확인할 수 있었다.
클린스만호는 전반전 초반 황희찬이 얻은 페널티킥을 손흥민이 성공시키며 앞서갔다. 이후 손흥민은 코너킥 상황에서 이강인이 올린 공을 헤더로 연결해 한 차례 더 골망을 흔들었다.
2-0으로 앞서가던 후반전 도중 클린스만 감독은 조규성을 불러들이고 황의조를 투입했다. 황의조는 후반 27분경 설영우와 함께 그라운드를 밟았다. 조규성을 선발로 내보내고 후반전에 황의조 교체를 통해 조규성의 체력을 안배하고 공격의 변화를 주는 패턴은 그동안 클린스만 감독이 꾸준히 사용했던 방법이다. 황의조는 투입 이후 추가시간을 포함해 약 22분 정도 경기장을 누볐다.
다만 황의조의 현 상황을 두고 황의조의 출전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황의조는 사생활과 관련돼 지난주 싱가포르전이 끝난 직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되어 경찰 조사를 받는 중이다.
지난 6월 황의조는 때아닌 사생활 유출 논란에 휩싸였다. 익명의 인스타그램 계정이 황의조가 다수의 여성과 관계를 유지하며 여성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내용의 폭로글을 올렸고, 이 글은 인스타그램을 포함해 각종 SNS와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 내에서 화제가 됐다. 더욱이 해당 게시글과 함께 불법 영상이 유포돼 논란은 더욱 커졌다.
자신이 과거 황의조와 만났던 여자라고 주장한 익명의 계정은 황의조가 그동안 해외로 떠난다는 이유로 다수의 여성들과 관계 정립을 회피한 채 잠자리만 취하고 수많은 여성들을 가스라이팅 했다고 주장했다. 최초로 이 내용을 폭로한 게시글은 삭제됐고, 해당 인스타그램 계정 역시 탈퇴했지만, 논란이 된 글은 이미 많은 곳으로 퍼진 상태였다.
당시 황의조의 매니지먼트사 ‘UJ 스포츠’은 이에 대해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UJ 스포츠는 “우선 선수를 응원해 주시는 팬 여러분과 보고 계신 많은 분들께 공인으로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대단히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당사는 금일 황의조 선수의 사생활과 관련하여 근거 없는 내용의 루머, 성적인 비방이 유포된 것을 확인했고, 직후부터 사실무근의 루머를 생성, 확산한 유포 행위자에 대한 수사 의뢰를 진행하고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현재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업로드된 내용은 모두 사실이 아님을 밝히며, 불법으로 취득한 선수의 사생활을 유포하고 확신시킨 점, 이로 인해 선수의 명예를 실추시킨 점에 대해 강력히 법적 대응할 예정입니다”라며 입장을 밝혔다.
황의조 역시 개인 SNS 개정에 자필로 된 입장문을 공개했다. 황의조는 입장문에서 “자신을 제 여자친구라고 칭하는 자에 의해 허위 게시글이 업로드되고, 사생활 영상이 유포됐다. 저는 제 사생활과 관련해 많은 분들이 우려하시는 것과 같은 불법적인 행동을 한 사실이 없다”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또한 황의조는 이번 일에 대해 어떠한 경우라도 선처하지 않고, 법적 처벌을 구하겠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이후 이 사건은 최근 황의조가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돼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다시 주목을 받았다. 황의조는 지난주 싱가포르전이 끝난 이후 대표팀에 주어진 휴식 기간 동안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황의조의 법류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대환은 “당시 연인 사이에 합의된 영상이었다. 황의조 선수는 현재 해당 영상을 소지하고 있지도 않고, 유출한 사실도 전혀 없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피해자측 법률대리를 맡은 변호사는 입장문을 통해 “이는 사실과 다르다. 피해자는 당초 황의조 선수가 촬영하는 경우 이에 동의한 바가 없었다. 이런 일들을 아는 경우 싫다는 의사를 밝히며 촬영한 직후 지워달라는 요구를 했다. 이번 사건으로 수사를 받으면서 촬영 여부 자체를 몰랐던 경우도 있었다”라며 반박했다.
계속해서 “영상물이 불법 유포된 직후 황의조 선수는 유포자에 대한 고소에 즉각 나섰다. 그러나 피해자는 그럴 수도 없었다. 피해자는 영상이 추가로 유포되거나 자신이 피해자라는 사실이 알려질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런 와중에 황의조 선수가 불법 촬영을 한 적이 없고 연인 사이에 합의돼 촬영된 영상이라는 취지의 입장을 내고 언론에 보도되는 것을 지켜보며 피해자가 느낀 비애감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다”라고 했다.
이어 “황의조 선수가 피해자에게 연락했고, 얼마 후에는 유포자를 빨리 잡으려면 피해자가 유포자를 고소해달라고 요청했다. 피해자는 당혹스러웠지만, 유포자를 잡지 못하면 추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고심 끝에 피해자는 경찰에 유포자의 불법 유포에 대해서도, 황의조 선수에 불법 촬영에 대해서도 정식으로 고소했다”라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황의조가 중국전에 출전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아직까지 명확한 사실이 밝혀진 게 없기 때문에 황의조의 출전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한국에서 논란이 생긴 걸 알고 있다. 하지만 명확한 사실이 나오기 전까지 아직 진행중인 사안이다. 이 일에 대해 당장 문제가 있거나 (황의조에게) 죄가 있다고 하기는 힘들다. 그 전까지는 선수들이 경기장 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돕는 게 내 일이다. 명확한 사실이 나오기 전까지는 황의조가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득점을 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황의조의 출전을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돼 조사를 받는 와중에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대표팀 경기에 출전하는 상황이 대표팀의 명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다.
대한축구협회(KFA) 국가대표팀 운영규정 제6조(성실의무 및 품위유지)에는 각급 대표팀원은 국가를 대표하는 신분으로서 스스로의 품위를 떨어트리는 행위를 삼가며, 사회적 책임감과 도덕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설명이 있다.
김환 기자 hwankim14@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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