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FA 주권에게 집중" 마법사 169SV 클로저는 떠났다…2020년 홀드왕이 돌아올까
[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마법사 군단'의 클로저를 맡았던 김재윤이 삼성 라이온즈로 떠났다. 이제 KT 위즈는 남은 내부 FA 주권에 집중할 계획이다.
삼성은 22일 "김재윤은 4년 계약금 20억원, 연봉 합계 28억원, 인센티브 합계 10억원 등 총액 58억원의 조건에 계약을 체결했다"라고 밝혔다.
2015년 KT에 입단한 김재윤은 KBO리그 입성 후 투수로 전향했고, 2016시즌부터 마무리 보직을 맡았다. 2021년 KT의 창단 첫 우승에 힘을 보탰고, KT 구단 최다 세이브 기록을 세웠다. KBO리그 현역 선수 중 오승환(400세이브), 정우람(197세이브)에 이어 세이브 3위에 랭크됐다.
그러나 김재윤은 이제 사자 군단으로 떠났다. KT의 남은 내부 FA는 주권뿐이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생애 첫 FA 자격을 취득한 주권은 이번 FA 승인 선수 명단에서 A등급으로 이름을 올렸다.
주권은 1995년생으로 중국 지린성에서 태어났다. 이후 2005년 한국으로 건너와 2007년 귀화를 선택했다. 2015년 신생팀 우선지명을 받아 KT 유니폼을 입었고, 2015시즌 15경기에 나서며 프로 무대를 밟았다.
주권은 프로 데뷔 2년차였던 2016시즌 대기록을 세웠다. 2016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現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9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완성한 것. 이는 KT 구단 최초 완봉승이자, KBO리그 역사상 데뷔 첫 승을 무사사구 완봉으로 장식한 첫 번째 선수였다.
대기록에도 불구하고 2017시즌과 2018시즌에는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2016시즌 완봉승으로 KT 최고 기대주로 꼽혔으나 2017년 5승 6패 3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6.61, 2018시즌 3승 9패 평균자책점 8.39에 그쳤다.
반등에 성공한 것은 2019시즌부터다. 주권은 이강철 감독 부임 이후 본격적으로 불펜 임무에 집중했고, 2019시즌 첫 두 자릿수 홀드와 함께 20홀드까지 돌파했다. 2020시즌에는 77경기 6승 2패 31홀드 평균자책점 2.70을 마크하며 KT 구단 국내 1호 홀드왕이 됐다. 2021년에도 62경기 3승 4패 27홀드 평균자책점 3.31로 핵심 불펜으로 자리 잡으며 KT 구단의 첫 통합우승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지난 시즌 15홀드를 올리며 4년 연속 10홀드 이상을 거뒀다.
그러나, 첫 FA를 앞둔 2023시즌은 쉽지 않았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중국 대표팀으로 참가하며 국제 무대 경험을 쌓았으나, 정규시즌에서 42경기 1승 2패 5홀드 평균자책점 4.40에 머물렀다. 4년 동안 지켜왔던 필승조도 박영현, 손동현에게 내줬다. 결국 아쉬운 성적으로 올 시즌을 마무리했고, FA 시장에 나왔다.
주권은 이번 FA 시장에서 준척급 불펜 자원이다. 김재윤, 함덕주, 홍건희 등 불펜 투수들이 FA 시장에 나왔고, 그중 28세로 젊은 나이에 속하는 주권은 많은 팀의 관심을 받고 있다. 김재윤이 빠져나간 KT 역시 주권을 잡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KT 관계자는 22일 마이데일리와 통화에서 "김재윤을 삼성으로 보내 아쉽지만, 다른 팀에서도 잘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라며 "이젠 내부 FA인 주권 잔류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현재 김재윤의 공백으로 생긴 마무리 투수 역할을 외부 영입이 아닌 내부 자원으로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 KT 관계자는 "현장에서 결정할 일이지만 박영현, 손동현, 이상동 등 젊은 자원들이 올 시즌 한국시리즈라는 큰 무대를 경험했기에 내부 자원 육성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박영현이다. 박영현은 LG 트윈스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마무리 역할을 맡았다. 손동현, 이상동 역시 올 시즌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 출전하며 큰 경험을 쌓았다.
클로저였던 김재윤이 이탈하며 불펜 투수진의 이동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따라서 KT가 주권을 잔류시킨다면 4년 동안 맡았던 필승조에 투입할 수 있고, 박영현이 마무리로 이동해 공백이 생긴 셋업맨까지 맡기는 것도 가능하다. 선발 경험도 있어 선발 투수 및 롱릴리프까지 겸할 수 있다.
주권이 홀드왕을 차지했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다면 분명히 KT에 도움이 될 자원이다. 주권을 핵심 불펜으로 만들었던 이강철 감독이 KT와 연장 계약을 체결한 것도 긍정적인 신호다. 과연 KT가 내부 FA인 주권을 붙잡으며 김재윤의 이탈을 메울 수 있을까.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