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돌려막기’ 카드론 대환대출 1년새 47%↑

9개사 지난달 잔액 1조4903억
평균 연체율 1.67%…0.60%P↑

고금리·고물가에 서민 자금난이 심화하면서 빚을 돌려막는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이 1년 새 5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신용카드 9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NH농협)의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은 1조490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0월(1조101억 원)보다 47.5% 증가한 수치다. 직전 달인 올해 9월(1조4014억 원)에 비해서는 6.3% 늘었다.

카드론 대환대출은 카드론을 받고 제때 갚지 못해 연체한 차주가 카드사로부터 상환 자금을 재대출받는 상품을 뜻한다. 대환대출을 받으면 차주는 당장의 상환 부담에서 벗어나 연체 위기를 면할 수 있지만, 기존 카드론보다 금리가 높아지고 신용등급은 떨어지는 부작용이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론 대환대출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은 상환 능력이 취약한 차주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서민들의 급전 창구로 꼽히는 결제성 리볼빙 잔액은 전월 대비 소폭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10월 카드사들의 카드론 잔액은 38조7405억 원, 결제성 리볼빙 잔액은 7조5832억 원이다. 직전 월 카드론 잔액은 38조4170억 원·7조6125억 원이다. 업계는 다른 업권에서 대출받기 어려운 중·저신용자들이 카드론, 리볼빙 등으로 유입되면서 좀처럼 줄지 않는 것으로 분석한다.

상환 능력이 약화한 차주들이 늘어나면서 카드사들의 연체율도 지속해서 오르고 있다. 3분기 말 기준 전업 카드사 7곳의 카드론 대환대출을 포함한 평균 연체율은 1.67%로, 작년 동기(1.07%) 대비 0.60%포인트 늘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