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다중채무자 연체 13조원···연체율 0.75→1.78% 뛰어

최희진·박채영 기자 2023. 11. 22.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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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여러 금융회사에서 대출받은 자영업자들의 연체율이 1년 사이 2배 이상 상승했다. 자영업 다중채무자(3개 이상 금융회사에서 대출받은 차주)의 연체 금액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2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시도별 자영업 다중채무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전국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743조9000억원이었다. 1년 전(700조6000억원) 대비 6.2% 증가한 수치다.

한은은 개인사업자대출이 있는 차주를 자영업자로 간주하고, 이들의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을 더해 대출 잔액을 집계했다. 또 대출 상품 수와 대출받은 금융회사의 합이 3개 이상이면 다중채무자로 정의했다.

대출 잔액이 6.2% 늘어나는 동안 연체액은 5조2000억원에서 13조2000억원으로 2.54배 불었다. 한은은 대출 원리금을 1개월 이상 갚지 못한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대출액 전체를 연체액으로 봤다. 다중채무자는 돌려막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해당 차주의 대출 잔액을 잠재적 연체액으로 간주한 것이다.

전체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대출 중 연체액이 차지하는 비중(연체율)도 이 기간 0.75%에서 1.78%로 급증했다. 연체액과 연체율 모두 역대 최대 수준이다.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연체율은 은행권 평균과 비교해도 높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39%로 집계됐다. 은행권이 분기말 연체 채권 관리를 강화해 연체율이 전달보다 0.04%포인트 하락하긴 했으나, 이를 고려해도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연체율은 높은 편이다.

금리 상승과 경기둔화 등으로 인해 영세 자영업자들은 빚 갚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 한은이 분석한 결과, 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때마다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전체 이자는 1조3000억원 증가한다. 1인당 평균 이자 부담 증가액은 연 73만원 정도다.

지난 6월 말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평균 대출액이 가장 많은 지역은 서울로, 1인당 6억300만원이었다. 전국 평균(4억1800만원)보다 2억원 가까이 많았다. 대구(4억9100만원)와 경기(4억2800만원), 부산·제주(4억2700만원)도 전국 평균보다 대출 잔액이 많았다.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전체 대출 잔액이 1년 사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세종이었다. 잔액이 5조6000억원에서 8조원으로 44% 뛰었다. 차주 증가율 1위도 세종이었다. 1만3000명에서 2만명으로 53.5% 불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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