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 ‘혁신 바람’츠베덴 시대 열린다
말러 교향곡 전곡 공연 취임 연주회
임윤찬·정재일 ‘러브콜’ 다양한 협업
아시아·미국·유럽 등 해외 순회공연
“올해 서울시립교향악단과 여러 작업을 하며 사랑을 하게 된 기분이에요. 마치 음악적 사파리를 떠나는 것 같습니다.”
마침내 ‘츠베덴의 시대’가 열린다. 전 세계에서 가장 바쁜 지휘자 중 한 명인 마에스트로 얍 판 츠베덴(63·사진)이 내년 1월부터 서울시립교향악단을 이끈다. 프랑스에서 라디오 프랑스 오케스트라를 지휘를 마친 뒤 한국을 찾은 그는 “앞으로 함께 할 5년의 여정에 기대가 크다”며 설렘을 전했다.
내년부터 2028년까지 서울시향을 이끌 츠베덴은 최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향후 5개년 계획으로 ▷예술 도시 서울의 강점을 강화하는 다양한 협업 ▷재능있는 음악가의 발굴과 양성 ▷해외 순회 공연 ▷말러 교향곡 전곡 공연과 녹음 등을 꼽았다. 협업과 발굴이라는 측면에서 츠베덴이 주목한 두 한국인 음악가는 피아니스트 임윤찬(19)과 ‘오징어 게임’, ‘기생충’의 음악감독인 정재일(41)이다.
임윤찬은 내년 1월 25~26일 츠베덴의 취임 연주회의 협연자로 결정,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을 연주한다. 츠베덴은 “임윤찬은 이미 빅스타이고, 미래에 위대한 피아니스트 중 한 명이 될 거라 생각한다. 한국은 물론 유럽, 미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며 “한국의 위대한 스타를 인정하고 협업하는 것은 5년 임기 중 가장 중요한 계획”이라고 했다.
정재일과의 협업도 마찬가지다. 츠베덴은 서울시향 감독으로 임명되자마자 정재일을 언급, 그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이 자리에서도 그는 “최근엔 정재일을 만나 작곡을 요청했다”며 “처음엔 정재일이 자신이 클래식 전공자도 아니고 전문 작곡가도 아니라는 이유로 주저했지만, 음악이 너무 훌륭하니 작곡을 해주면 연주하겠다”며 위촉 사실을 밝혔다. 앞서 정재일은 츠베덴이 수장으로 있는 뉴욕필하모닉과도 지난해에만 19곡의 세계 초연 곡을 연주했다. 츠베덴은 “한국 작곡가와의 다양한 협업을 통해 2025년부터 위촉 곡들을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말러 교향곡 전곡 공연과 녹음은 츠베덴의 취임 연주회부터 닻을 올린다. 1번 ‘거인’을 시작으로 매년 2곡 이상 말러 교향곡을 무대에 올린다는 계획이다. 츠베덴은 “1번은 말러 교향곡 중 가장 어렵고, 말러 교향곡의 가장 기본이자 토대가 되는 작품”이라며 “오케스트라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라고 귀띔했다.
해외 순회공연도 예정돼있다. 2024년 아시아, 2025년 미국, 2026년 유럽 투어를 추진하고 있다. 세계 최정상급 교향악단인 네덜란드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의 전용홀과 업무협약을 맺고 초청 공연도 계획하고 있다. RCO는 츠베덴이 1979년 19세에 최연소 악장을 지낸 곳이다.
츠베덴은 “서울시향의 역량을 널리 알리는 것도 임기 중 목표”라며 “국제적인 사운드와 명성을 갖춘 교향악단이 되려면 해외 투어 공연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향은 츠베덴과 함께 내년 한 해 취임 연주회를 시작으로 관현악 프로그램 16개, 실내악 7개 프로그램 등 총 36회의 연주회를 연다. 츠베덴을 비롯해 악단을 이끄는 지휘자와 협연자가 쟁쟁하다. 프랑스 툴루즈 카피톨 국립관현악단과 러시아 볼쇼이극장 음악감독을 역임한 투간 소키예프, 김은선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음악감독, 바실리 페트렌코 영국 로열 필하모닉 상임 지휘자, 유카페카 사라스테 핀란드 헬싱키 필하모닉 수석지휘자, 영국 고음악의 거장 리처드 이가 함께 한다. 임윤찬을 비롯해 피아니스트 손열음,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 크리스티안 테츨라프, 레이 챈, 토머스 햄프슨, 아우구스틴 히델리히 등은 협연자로 함께 한다.
네덜란드 출신인 츠베덴은 1996년부터 지휘자로 활동을 시작, 미국 댈러스 심포니(2008∼2018년), 홍콩 필하모닉(2012∼2022년)의 음악감독을 역임했고, 현재 미국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다. 그의 별칭은 ‘오케스트라 조련사’다.
“서울시향이 전 세계 그 어떤 오케스트라와도 견줄 만한 경쟁력을 지녔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전 서울시향에 원하는 퀄리티에 대한 분명한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제가 생각하는 퀄리티는 아주 가끔 연주회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매번 훌륭한 연주를 들려주는 것입니다.” 고승희 기자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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