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북 정찰위성, 러시아 기술 활용 시 전차·트럭 식별"…핵 위협 고조

옥승욱 기자 2023. 11. 22.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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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밤 10시43분경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
3단 분리 성공…북 "위성체 정상궤도 안착"
전문가들, 발사체 기술 상당한 진전에 한 목소리
위성체 기술, 추후 북한 보도하는 사진 통해 판단 가능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북한이 21일 한밤 중에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를 강행했다. 당초 예고한 22일 0시보다 약 1시간여 빠르게 기습 발사한 것이다.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을 쏜 것은 지난 8월 24일 2차 발사 이후 89일 만이다. 사진은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는 모습. 2023.11.22.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북한이 지난 21일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3단 엔진 문제를 해결하며 위성발사체 기술 수준은 상당한 발전을 보였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군사정찰위성인 '만리경-1호'의 정찰능력은 향후 북한이 보도하는 사진을 통해 알 수 있는 만큼, 전문가들은 아직까지는 위성체 기술 수준을 판단하기 이르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러시아의 기술 지원을 받았다면 전차나 트럭을 식별할 수 있는 정찰능력을 갖췄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경우 북한이 한국의 주요 시설과 군 기지 위치 등을 보다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 유사시 전술핵 실은 탄도 미사일로 선제-정밀 타격이 가능해 진다. 이번 정찰위성 발사 성공으로 북한의 핵 위협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21일 밤 10시43분 경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북한 주장 군사정찰위성'을 남쪽 방향으로 발사했다.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을 쏜 것은 지난 8월 24일 2차 발사 이후 89일 만이다.

앞서 북한은 5월 31일과 8월 24일 두차례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했다.하지만 1·2차 발사 모두 전체 3단으로 구성된 추진체 가운데 1·2단부에서 이상이 발생하며 위성체를 정상궤도에 올려놓는데 실패했다.

하지만 지난 21일 3차 발사에서는 우선 '만리경-1호'를 정상궤도에 올려놓는데 성공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발사 직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은 예정된 비행궤도를 따라 정상비행해 발사후 705초 만인 22시54분13초에 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궤도에 정확히 진입시켰다""고 보도했다.

이 역시 북한의 주장인 만큼, 한미 정보 당국은 위성발사 성패 여부를 정밀 분석 중에 있다.

북한 주장대로 아직 완전한 성공이 검증되지는 않았지만, 대부분 전문가들은 북한 위성발사체 기술이 상당 수준으로 발전한 것으로 평가한다. 이 과정에서 북한이 1·2차 발사에서 실패의 원인이었던 3단 엔진 문제를 해결하는데 러시아가 개입했을 가능성도 크다고 보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북한은 로켓이 3단 추진체에 의해 정상궤도에 안착했다고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로켓 부분에서는 상당한 기술적 발전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앞선 두차례 실패 모두 2단 추진체 점화 문제와 그다음 비정상 비행이었는데 그것이 다 정상화됐다"며 "그 과정에서 위성 대국인 러시아 기술 자문이 있었는데, 이것이 3차 발사 성공의 핵심적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또한 "1차 발사 당시 1,2단 분리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실패했다"며 "2차 발사 때는 2,3단 분리 과정에서 문제가 있어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각 단의 엔진과 그 다음 단 분리 과정에서의 조정능력이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여지는데 그것이 다 보완돼 궤도 안착까지는 갔다"며 "발사체의 안정성이 이제는 확보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전문가들은 위성체인 '만리경-1호'이 어느 정도의 정찰능력을 보여줄 지는 북한이 공개하는 정찰위성 사진을 봐야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정찰위성이 촬영한 영상의 해상도는 1m급 이상이어야만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본다.

양무진 총장은 "보통 정찰위성이라고 하면 표준이 1m 정도 해상도인데 최근에는 기술이 워낙 발전해 10cm 해상도를 구현하는 국가도 있다"며 "이런 측면에서 적어도 50cm 해상도는 돼야 하는데 이것은 북한이 향후 제공하는 정보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홍 위원 또한 "3단 분리 이후 정찰위성이 지속 운영되기 위해선 조정능력이 필요하다"며 "계속 각도를 맞추고 위치를 맞추면서 촬영하고자 하는 곳을 정확하게 촬영하도록 위치를 바꾸는 게 필요한데 이러한 조정능력을 가지고 있느냐는 아직 확인이 안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이 이제 (정찰위성과) 송수신된 자료를 얼마나 보도하느냐에 따라 위성체의 능력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으로선 대미 메시지 차원에서라도 정밀도 높은 사진으로 증명해야 하는 압박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류정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도 "요즘 위성체 분야는 대학교 랩 수준에서 만들고 있는 위성도 영상 품질도 과게에 비해 그렇게 떨어지는 수준이 아니다"며 "그렇기 때문에 만약 1m 이하의 영상이 확인이 된다고 하면 우리 입장에서는 충분히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 정찰 위성이 함정과 비행기 정도는 식별이 가능하거나 러시아 기술의 지원 받았다면 전차나 트럭 정도는 식별이 가능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전자공학 정도는 30cm 정도면 무기는 확인이 되는데 북한의 경우는 3~5m 정도로 보여진다" 며 "함정 정도, 공항에 계류되어 있는 비행기 정도, 이 정도는 분간이 되지만 이게 탱크인지 차량인지까지는 분간이 안 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한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러시아의 지원을 받았다면 서브미터급(가로세로 1m가 점으로 찍히는 해상도급) 카메라 및 송수신 기술력은 갖췄을 것"이라며 "정밀한 수준은 아니지만 전차나 트럭, 함정 등은 식별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okdol99@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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