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출마설에 최재형 “종로는 내가 지킨다···대통령과 지지 겹쳐 신중해야”

국민의힘 전 혁신위원장인 최재형 의원이 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혁신위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은 22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내년 총선 출마지로 서울 종로구가 거론되는 것에 대해 “본인이 선택할 문제”라면서도 “현재로서는 종로를 제가 지켜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종로구에서 재선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한 것이다. 최 의원은 지난해 3월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서울 종로구 의원으로 당선됐다.

최 의원은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한동훈 장관 종로 출마설’에 대해 “본인도 정치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 않은 상태여서 거기에 대해 뭐라고 얘기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의원은 한 장관의 총선 출마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를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그는 “본인은 많이 힘들겠지만 당과 총선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당을 지지하는 분들한테는 굉장히 큰 힘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그러나 우리가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 필요한 중도 확장이나 추가적인 지지 세력을 규합하는 데 있어서 과연 당 내부 지지자들이 생각하는 것만큼의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서는 좀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아바타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지지층이 겹치는 한 장관이 중도층까지 폭넓은 지지를 얻어낼 수 있겠냐는 것이다. 실제로 당내에서도 한 장관의 지지가 보수층에 국한돼 출마지가 제한적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최 의원은 “(한 장관에 대한 지지가) 대통령의 지지율과 상당히 겹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총선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 좀 더 잘 분석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선 최근 한 장관이 총선에 나온다는 전제하에 대선주자급 인사들이 출마하는 종로를 후보지로 언급하는 일이 많았다. 한 중진 의원은 “한 장관이 초선으로 중량감 있게 들어오기 좋은 지역구이긴 하지만, 대선 경선에도 나왔던 최 의원이 현역으로 엄연히 있는데, 바로 종로 출마를 얘기하는 건 예의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에서 역할을 맡아줄 것을 요구하면 고민해볼 생각이 있나’라는 질문에는 “지금 하는 일 자체가 우리 당을 위해서 하는 것”이라며 “필요한 역할이 있으면 제가 마다할 일은 없다. 어떤 역할을 해달라고 할지, 제게 맞는 건지는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내년 총선에 대해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금 좀 많이 어렵다. 더군다나 당과 이준석 전 대표의 관계가 아직도 정리가 안 돼서 그게 잘 정리가 돼야 할 것 같다”며 “수도권에서 분위기가 현재로서는 굉장히 좀 불안정한 상태”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이 전 대표와는 따로 소통하고 있지는 않다고 전했다.

이 전 대표 체제에서 혁신위원장을 역임한 최 의원은 인요한 혁신위원회에 대해서는 “혁신위가 해야 할 일 중 중요한 것은 이 전 대표와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과 당 지도부 또는 윤핵관분들의 불출마 내지는 퇴진”이라며 “국민의힘이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어떤 변화를 국민들이 요구하느냐는 차원에서 본다면 책임을 지는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뜻에 따라가는 정치인의 본질적인 태도가 요구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