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운용 “현대엘리베이터, 첫 단추 끼웠지만 미흡… 자사주 전량 소각해야”

정민하 기자 2023. 11. 22. 11:0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주주 사임은 이사회 정상화의 첫 단추” 평가
비영업자산의 구체적 효율화 방안 미비 지적

KCGI자산운용이 현대엘리베이터가 내놓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기업 지배구조 개선 방안에 대해 “독립적이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위한 첫걸음이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기보유 자사주의 악용 가능성을 지적하면서 전량 소각하라고 새로 요구했다.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CGI자산운용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명재엽 KCGI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왼쪽)과 정연대 KCGI자산운용 실장이 발언하고 있다. /소가윤 기자

KCGI자산운용은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본사에서 현대엘리베이터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기업지배구조 정책’에 관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KCGI자산운용은 현대엘리베이터 보통주 지분 약 3%를 확보하고 합리적 지배구조 확립을 요구해 왔다. 지난 8월 현대엘리베이터에 현정은 회장과 이사회 분리를 통한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 등을 골자로 한 주주 서한을 보냈다. 현대엘리베이터도 이에 화답했다. 지난 17일 현 회장은 현대엘리베이터 등기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났다.

KCGI자산운용은 우선 최대 주주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등기이사 사임에 대해 “이사회 정상화의 첫 단추”라고 평가했다. KCGI자산운용은 현 회장이 주주대표 소송의 패소 당사자인 만큼, 사내이사 사임 이후 현대엘리베이터 및 그 자회사로부터 급여 수령 및 경영 의사결정의 영향력 유지 여부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정은 현대그룹회장. /뉴스1

KCGI자산운용은 현대엘리베이터가 발표한 배당 성향 50% 이상 등 주주환원 계획에 대해 근원적인 수익성 개선 대책에 대한 언급이 없는 점이 아쉽다고 평가했다. 일회성 이익의 배당정책에 대해선 “현재 부동산임대업·관광숙박업·금융업 등 주력 사업과의 연관성이 낮은 비주력 자산이 회사 전체 고정자산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해당 사업들이 전사 수익성을 저해하고 있다”면서 비영업 자산의 구체적인 효율화 방안을 요구했다.

아울러 KCGI자산운용은 기취득 자사주의 악용 가능성에 대해 지적했다. 지난 10일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회가 2.97% 규모의 자사주를 우리사주조합에 처분한 것에 대해 현 회장 및 경영진의 우호 의결권 확보 목적으로 이뤄진 것인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KCGI자산운용은 현재 7.64%에 달하는 기보유 자사주의 전량 소각을 새롭게 요구했다.

명재엽 KCGI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은 12월 29일로 공시된 임시 주주총회에 대해 “완전히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지적했다. 명 팀장은 “상법상 주주 제안 안건은 주주총회 6주 전에 전달해야 하는데, 사측에서 11월 17일에 공시해 사측 선임 이사 후보만 단독으로 선정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며 “주주제안 안건을 상정할 수 있도록 충분한 기간이 허락된 임시 주총 일정이 다시 공시되도록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있는 KCGI자산운용 사무실 전경. /정민하 기자

지난 8월 주주 서한 송부 이후 현대엘리베이터와 대화 진전이 있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명 팀장은 “주주로서 현대엘리베이터와 공식 IR(기업설명) 채널을 통해서 계속 대화하고 있다”면서도 “횟수나 진전 여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3분기 현대엘리베이터 실적이 개선됐는데 어떤 부분에서 수익성을 높여야 하냐는 질문엔 “해외 부문은 특별한 수익성 개선이 나타나고 있지 않아 이 부분에 대한 개선 대책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으로 국내 부문 신규 설치 쪽 수익성이 나타난 것에 비해 해외 유지 보수 매출이 극히 적은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답했다.

명 팀장은 KCGI자산운용의 향후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추가 취득 계획이나, 효율화 방안이 사업 철수를 의미하냐는 질문 등에는 “이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말할 수 없다”며 답을 피했다.

KCGI자산운용은 행동주의 펀드 1세대인 강성부 KCGI 대표가 지난 7월 메리츠자산운용을 인수해 사명을 변경한 회사다. KCGI는 2018년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주주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인 바 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