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안 한 미세 갑상선암, ‘두 가지’ 있으면 진행 위험 높다

갑상선 조직 불균일하거나 종양 내 혈류 증가 보이면 위험 3.5배↑

서울대병원 연구진이 갑상선 초음파 영상을 비교한 결과. 왼쪽부터 정상 갑상선, 미세갑상선유두암, 미만성 갑상선질환 동반된 미세갑상선유두암./서울대병원

갑상선암이더라도 암 크기가 1cm보다 작으면 수술을 하는 대신 추적 관찰만 한다. 그런데 일부 환자는 예상보다 암이 빠르게 진행돼 결국 수술을 하는 경우가 있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초음파에서 두 가지 특징이 있으면 미세한 갑상선암이라도 향후 암이 진행될 위험이 크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서울대병원은 김지훈·이지예 영상의학과 교수와 박영주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연구진이 이처럼 암 크기가 작은 ‘미세 갑상선유두암’이더라도 갑상선 조직이 불균일하거나 종양 내 혈류가 증가했을 경우 암 진행 위험이 최대 3.5배까지 커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22일 밝혔다.

갑상선암은 2020년 국내 암 발생률 1위를 차지할 만큼 흔하다. 대부분(80~90%)은 암세포가 널리 분포하지만 크기가 1cm보다 작은 미세 갑상선유두암이다. 이 병은 진행 속도가 느리고 사망률이 매우 낮아 대개 수술을 하지 않고 암이 향후 커지는지 추적 관찰을 한다. 이때 암이 진행하는 속도를 예측하는 일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전까지는 미세 갑상선유두암의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인자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었다.

연구진은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국립암센터 다기관 전향 코호트(MAeSTro)에 등록된 미세 갑상선유두암 환자 699명을 대상으로 41개월 간 추적 관찰했다. 초음파 검사를 통해 암 크기 증가 정도와 갑상선 외 조직에 퍼졌는지 여부, 특히 림프절 전이 여부 등을 관찰했다.

그 결과 초음파 상에서 갑상선 조직이 불균일하거나(미만성 갑상선질환) 종양 내 혈류가 증가한 환자의 경우 암이 진행돼 결국 수술을 받았다고 분석됐다. 이 두 가지 특징 중 하나만 있는 환자는 둘 다 없는 환자에 비해 암 진행 위험이 2.2배 높았다. 두 가지 모두 나타나는 환자는 둘 다 없는 환자에 비해 3.5배까지 높아졌다. 또한 미만성 갑상선질환이 나타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종양이 커질 위험이 2.7배 높았다. 종양 내 혈류 증가가 나타난 환자는 암이 림프절로 전이될 위험이 약 5배 높았다.

연구진은 미세 갑상선유두암 환자를 대상으로 초음파 검사를 할 때 이 두 가지 요인을 고려하면 앞으로 추적 관찰만 할지, 수술을 고려해야 할지 결정하는 데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30세 미만의 젊은 나이, 남성, 갑상선자극호르몬(TSH) 증가 등의 임상적인 특성도 미세 갑상선유두암의 진행 속도가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김지훈 교수는 “미세 갑상선유두암에 대해 적극적 환자를 추적 관찰할 때 이런 임상적인 특성이나 미만성 갑상선질환, 종양 내 혈류 증가 등 요인을 고려한다면 맞춤형 종양 진행 감시가 가능할 것”이라며 “추가적으로 장기적인 추적 자료를 통한 결과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달 31일 국제 학술지 ‘래디올로지’에 발표됐다.

왼쪽부터 김지훈·이지예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박영주 내분비대사내과 교수./서울대병원

참고 자료

Radiology(2023), DOI: https://doi.org/10.1148/radiol.23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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