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발 환자의 무지외반증, 어떻게 치료할까?

박정민 2023. 11. 2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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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닥 의학기자 박정민 원장ㅣ출처: 하이닥

무지외반증은 무조건 수술을 해야 하는 질병이 아니다. 무지외반증 치료 방향을 결정할 때는 '내가 어떤 불편감이 있는지'를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무지외반증이 있다 해도 불편한 게 없다면 굳이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환자를 만나보면, 수술적 처지가 반드시 필요한 질병이 아닌 경우에도 수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이해하고 병원을 찾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물론 진행 중인 암이나 응급으로 수술이 필요한 골절, 감염 등은 빠른 수술적 처치가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무지외반증은 이 같은 급성기 응급 질병이 아니다. 무지외반증을 정확히 이해하고, 각 상태에 따른 적절한 치료와 예방법 등을 알게 되면 꼭 수술해야 하는 질병으로 오인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무지외반증, 어떤 질환일까?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둘째 발가락 쪽으로 심하게 휘어져서 엄지발가락 관절이 돌출된 상태를 의미한다. 증상이 심할 경우, 엄지발가락이 둘째 발가락과 엇갈릴 정도로 돌아가기도 한다. 무지외반증의 심한 정도는 엄지발가락의 각도 변형의 정도 또는 중족골의 각도 변형의 정도를 기준으로 정한다. 이러한 변형이 있는 것이 확인되면 무지외반증이 있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무지외반증의 발생에는 유전적 소인과 후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유전적으로 평발이거나 발 볼이 넓은 경우에 무지외반증이 발생하기 쉽다. 또한, 유전적으로 매우 유연한 관절이나 인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신발 형태 등에 따라 후천적으로 무지외반증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볼이 좁고 굽이 높은 신발을 자주 신는 경우 후천적으로 무지외반증에 걸릴 위험성이 증가한다. 실제로 젊어서부터 하이힐 형태의 신발을 오래 착용한 중년 이후의 여성에서 심한 무지외반 변형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무지외반증|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증상 다양해…허리까지 통증 느끼기도
관절이 돌출되면 서 있거나 걸을 때 자극을 받아 빨개지고, 이에 따라 굳은살, 염증,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엄지발가락의 돌출되어 있는 부분이 눌리며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흔하며 변형이 진행 중인 경우에는 내부 관절 조직이나 인대 조직이 손상을 받으면서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걸을 때 신체를 지지하고 추진력을 주어야 하는 엄지발가락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의 다른 부위에도 통증이 발생한다. 일반적인 보행이 부자연스럽게 진행되면서 발과 발목, 무릎, 고관절, 심지어 허리까지도 통증을 느낄 수도 있다. 통증의 정도와 불편감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이러한 통증이 무지외반증의 교정술을 시행하는 첫 번째 이유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통증이 없다면 무지외반증 교정술을 하는 것을 보다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진단 및 치료법…'이때'는 수술 고려해야
무지외반증은 발 형태를 보기만 해도 간단하게 진단할 수 있다. 무지외반증의 치료 방침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X-ray 방사선 검사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뼈가 이루는 각도, 관절의 변형과 염증, 운동 범위 등을 측정한다.

무지외반증의 치료는 환자가 느끼는 증상, 변형의 심각성, 치료의 목적(염증∙통증 조절만 목적인지, 미용적 문제까지 해결하는 것인지) 등에 따라 달라진다. 무지외반증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증상을 조절하고 변형의 진행을 늦추기 위해서 볼이 넓고 부드러운 신발을 착용하거나, 교정을 위한 깔창이나 보형물을 사용한다. 특별한 통증이나 이상 및 불편감이 없다면 진행을 지켜보면서 특별한 치료를 시행하지 않아도 된다.

심한 변형이 동반되어 있으면서 통증이 조절되지 않거나, 무지외반 변형으로 인하여 보행 시 통증, 발목∙무릎∙고관절과 허리까지 연결되는 통증 등으로 불편을 느낀다면 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발의 변형이 심하여 미용적으로 교정의 필요를 느끼는 경우에도 수술적 교정술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무지외반 변형으로 발가락 및 발에 굳은살이 생기고 궤양과 감염 등이 지속적으로 유발∙악화되는 상태라면 교정술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당뇨발 환자의 무지외반증 치료법은?
무지외반증 치료는 일반적으로 무지외반 변형 및 통증 정도, 미용적인 측면을 고려한 환자의 선택이 중요하다. 다만, 당뇨발 환자의 무지외반증은 치료 방법이나 접근 방법이 다르다.

당뇨발 환자는 대부분 무지외반증 자체로 인한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드물다. 하지만 변형된 발의 형태로 인하여 생기는 굳은살과 궤양 등이 발 건강을 위협할 수 있어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 특히 무지외반증에 의해 궤양이 생기거나 감염이 조절되지 않는 원인으로 작용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교정술을 시행하여 더 이상 당뇨발이 악화되지 않도록 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당뇨발 환자의 경우 수술적 방법에서도 일반인과 차이가 있다. 일반적인 무지외반증의 경우 휘어진 엄지발가락의 각도를 최대한 바르게 교정하고, 튀어나온 부위 등을 일정하게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뇨발 환자의 무지외반증은 감염이나 궤양이 진행되고 있는 부분을 확인하고, 이러한 부분이 악화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최소한으로 수술적 처치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정을 필요한 정도로 최소한만, 부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즉, 뼈의 여러 부분을 교정하여 발의 형태를 바로 하는 목적보다는 궤양을 일으키고 있는 부분을 최소한 교정하고, 혈액순환이 좋지 못한 부분이나 감염이 취약한 부분이 악화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선택적으로 교정술을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했을 때 무지외반증 교정술을 시행하고 나서 감염이 악화되거나 수술 부위 상처가 괴사 되는 부작용 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

박정민 원장은 당뇨발 환자는 무지외반증에 의한 궤양, 굳은살 등에 의해 발 건강이 악화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 출처: 혜민병원 당뇨발센터

방치하면 심화되는 무지외반증…적절히 치료∙관리해야
무지외반증을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은 채 좁고 높은 힐이나 발에 맞지 않은 신발을 계속 신고 다니면 엄지발가락의 변형만이 아니라 관절의 염증, 다른 발가락과 발 부위의 통증 및 변형, 허리의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무지외반증 자체는 큰 불편함을 유발하지 않고, 편안한 신발을 신으면서 이상 없이 잘 조절된다면 반드시 수술을 시행해야 하는 질병은 아니다. 하지만 당뇨가 있는 환자에서 무지외반 변형이 당뇨발 궤양과 감염을 악화시키고 있다면 반드시 교정술을 시행하여 당뇨발이 악화되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박정민 원장 (정형외과 전문의)

박정민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전문가 대표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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