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도발 맞서 우리도 쏜다... 30일 독자 군사정찰위성 첫 발사

425 위성 모식도. KAI 제공

북한이 21일 밤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한 것은 우리 군이 준비 중인 '425사업'을 의식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군이 먼저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한다면, 올 들어 두 차례 실패를 겪으며 체면을 구겼던 북한의 자존심에 금이 갈 수밖에 없다. 남한의 정찰위성보다 최소한 발사 시점만이라도 빨리 하겠다는 북한의 속내가 반영돼 있다는 것이다.

우리 군은 오는 3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밴댄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425사업 1호기 정찰위성을 발사한다. 북한 주요 전략표적에 대한 감시·대응 능력 강화를 위해 정찰위성 5기를 확보하는 사업이다. 425는 합성개구레이더(SAR·사)와 전자광학(EO·이오)의 발음에서 따왔다. 국방부는 2025년까지 SAR 위성 4기와 EO 1기, 적외선 장비 탑재 위성 1기를 우주에 띄울 예정이다. 5개 위성은 각각 800㎏급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픽=강준구 기자

30일 발사는 미국 스페이스X사의 '팰컨9'를 사용한다. 425사업 위성 1호기는 2018년 1월부터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력해 개발한 것이다. 다목적실용위성 '아리랑 7호'를 기반으로 해 국방과학연구소(ADD)가 탑재체 개발에 참여했다.

내년 4월부터 추가 발사도 예정돼 있다. 계획대로 위성 5기가 순차적으로 궤도에 진입한다면, 우리 군은 북한 미사일 기지와 핵실험장 등 북한의 주요 군사시설을 2시간마다 영상 또는 사진으로 수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가시적인 위협으로 현실화하는 상황에서 북한의 공격 징후를 미리 탐지해 선제 타격하는 '킬체인'의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가 크다.

군은 425사업 외에 초소형 군사위성 30여 대 추가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425사업 위성이 한반도 상공을 살필 수 있지만, 위성체 통과와 통과 사이의 공백 시간을 메우는 게 주목적이다. 군은 2030년까지 초소형 위성체 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북한 상공을 24시간 빈틈없이 들여다보는 감시체계를 구축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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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자위적 우주개발에 박차"... 425사업 견제구

북한은 이 같은 정찰위성 발사를 견제해 왔다. 조선중앙통신은 21일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연구사 명의의 논평에서 425사업 위성 1호기 발사를 콕 집어 "이번 정탐위성발사는 종심깊이에 있는 우리의 전략적 대상들에 대한 감시능력을 제고하고 일단 유사시 선제타격을 가할 목적밑에 감행되는 극히 위험천만한 군사적 도발행위의 일환"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무분별한 우주군사화 기도는 우리 국가로 하여금 군사정찰위성개발을 비롯한 자위적 우주개발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가 425사업 위성 발사에 대응한 조치라는 점을 시인한 것이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