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2골 1도움' 日도 감탄..."주장 손흥민, 중국 숨도 못 쉬게 했다"
[OSEN=고성환 기자] "주장 손흥민이 '상대가 숨도 못 쉬게 만들어 주자'라는 각오를 지켰다."
일본 언론도 손흥민(31, 토트넘 홋스퍼)의 눈부신 활약에 주목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1일 오후 9시 중국 선전의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아시아지역 2차예선 조별리그 C조 2차전에서 중국을 3-0으로 대파했다.
싱가포르전 5-0 대승에 이어 연승을 달린 한국은 조 선두로 올라섰다. 중국(1승 1패)은 싱가포르를 3-1로 꺾은 태국에 밀려 3위로 내려앉았다.
주장 손흥민이 원맨쇼를 펼쳤다. 그는 경기장에 모인 39000여 명의 중국 관중들의 야유와 레이저 테러를 이겨내고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중국을 무너뜨렸다. 또한 멀티골로 A매치 41골을 달성하며 황선홍 감독(50골)과 격차를 줄였다.
손흥민은 전반 11분 황희찬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강하게 차 넣으며 선제골을 터트렸다. 골망을 가른 손흥민은 골대 뒤에 있던 중국 팬들을 바라보며 검지 손가락으로 입을 막았다. 조용히 하라는 '쉿' 제스처였다.
손흥민의 활약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는 전반 45분 이강인이 올려준 코너킥을 머리로 절묘하게 돌려놓으며 추가골을 터트렸고, 후반 42분엔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정승현의 쐐기골을 도왔다.
경기 전날 예고한 모습 그대로였다. 손흥민은 중국전을 앞두고 훈련 도중 동료들을 불러모은 뒤 "내일 관중도 꽉 찬다는데 우리가 어떤 축구를 하고자 하는지, 플레이를 잘 보여줘서 아예 숨도 못 쉬게 만들어 주자"라며 의지를 불태웠다. 그리고 손흥민은 실제로 한국이 터트린 3골에 모두 직접적으로 관여하며 약속을 지켰다.
클린스만 감독도 만족감을 표했다.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원하는 만큼 편안한 경기를 펼치지 못했다"라면서도 "그러나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 등 전방에서 마무리할 수 있는 선수들과 함께하는 것이 우리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 또 수비에서는 김민재가 버티고 있다.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하는 한국 축구의 전성기라고 생각한다"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일본 언론 역시 손흥민의 활약을 조명했다. '닛칸 스포츠'는 "한국이 중국을 일축했다. 한국은 토트넘에서 뛰고 있는 주장 손흥민의 2골 1도움 활약으로 원정 경기에서 완승을 거두며 연승을 달렸다"라고 전했다.
이어 매체는 "손흥민은 경기를 하루 앞두고 경기장이 중국 팬들로 가득 찰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상대가 숨도 못 쉬게 하자'라고 말했다. 그리고 말 그대로의 활약을 펼쳤다. 한국은 중국 상대 역대 전적 22승 13무 2패를 만들면서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 5연승을 달렸다"라고 덧붙였다.
'울트라 사커'도 "손흥민이 관록의 2골 1도움을 기록했다. 한국이 중국을 상대로 쾌승을 거두며 연승을 질주했다"라며 "손흥민은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믿을 만한 에이스인 그는 전반 막판에도 헤더로 득점하며 결정적인 일을 해냈다. 손흥민은 경기 막판에도 정확한 프리킥으로 정승현의 A매치 데뷔골을 도왔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손흥민은 경기 후 "중국에서 경기를 하는 것은 정말 힘들다. 7년 전에 패했던 아픔도 있었다"면서 "홈 팬들의 응원에도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고 모든 것을 쏟아냈다. 물론 더 발전해야 하는 점도 있지만, 치열한 경기를 선보였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화제를 모은 "숨도 못 쉬게 하겠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손흥민은 "중국을 상대로 우리의 플레이를 펼치자고 강조한 것이다. 선수들은 감독님이 원하시는 플레이를 잘 펼쳤다. 정말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밝혔다.
중국 축구계의 오만을 제대로 깨부순 손흥민이다. 중국 A대표팀서 9경기를 소화한 우측 측면 수비수 자오밍젠은 경기 전 "사실 손흥민은 그렇게 무서운 선수가 아니다. 중국 수비수들이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라면서 "우리 수비수들은 차오 윤딩, 유 한차오, 마오 지안큉을 막던 선수들이다. 손흥민은 저 선수에 비해 쉽게 막을 수 있다"라고 황당한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보란 듯이 2골 1도움을 터트린 손흥민은 "저를 막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동안 모든 선수들을 존경했지만, 그런 발언은 이해하기 힘들다. 대표팀 주장으로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생각에 최선을 다했다. 동료들과 함께 이겨냈고, 즐겼다"라며 승자의 여유를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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