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조종사들, 몇 년 걸릴 F-16 훈련 6개월 안에 마친다

강영진 기자 2023. 11. 22.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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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반격전 전기 마련 위해 우크라 조종사들 훈련 박차
“F-16은 스위스 아미 나이프…어떤 임무라도 수행 가능”
조종사·지상요원 훈련 끝나는 내년 초에 우크라에 지원
[보옌스=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8월 20일(현지시간) 덴마크 보옌스의 스크리드스트럽 공군기지에서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 F-16 전투기에 앉아 살펴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이 평시라면 몇 년 걸릴 F-16 훈련을 6개월만에 끝내고 내년 초 전장에 투입될 예정이다. 2023.11.22.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F-16 전투기 조종사를 양성하는 데는 보통 몇 년이 걸린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조종사 “문피시(Moonfish)”는 6개월 만에 훈련을 마칠 예정이다.

미 CNN은 21일(현지시간) 장소가 공개되지 않은 곳에서 훈련을 받고 있는 호출명 문피시 조종사와 화상 인터뷰를 갖고 우크라이나 조종사 훈련 과정을 소개했다.

문피시는 “F-16은 스위스 아미 나이프다. 어떤 임무라도 수행할 수 있는 대단히 뛰어난 무기”라고 했다.

F-16은 지상군 지원, 지상 표적 공격, 적 전투기와 미사일 요격 등을 수행한다.

다만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은 축약된 훈련 과정을 거치고 있다. 문피시는 “평시라면 오랜 시간 동안 F-16을 공부해야 하지만 우리에겐 시간이 없다”면서 우크라이나가 필요한 기본 능력을 마스터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지난 8월 몇 달 동안 지원 요청을 받아온 F-16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지원되는 것은 빨라야 내년 초다. 조종사와 지상 요원들이 조종과 정비 훈련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대반격전 러 제공권에 막혀 고전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제공권을 유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공중 지원을 받지 못한 탓에 대반격전에서 큰 희생을 치르면 고전하고 있다.

문피시는 “내일 전쟁이 끝난다고 해도 언제든 전쟁이 다시 터질 것으로 우리 모두 각오하고 있다”고 했다. “서방 전투기로 구축한 공군력과 잘 훈련된 병력이 최대의 억지력이 될 것이다. 그래야 2월 24일(러시아 침공일)이 되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사령부 유리 이나트 대변인은 지상군을 지원하고 러시아에 대한 제공권 우위를 확보하는데 6개월의 훈련으로 충분하다고 밝힌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F-16으로 러시아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도 막아야 한다. 지난해 러시아군이 겨울을 지나면서 미사일과 드론으로 우크라이나 전력망을 대대적으로 공격한 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막아야 하는 것이다.

미콜라 올레슈축 우크라이나 공군사령관은 우크라이나 대공방어망이 순항미사일과 드론 공격의 75%를 막아 낸다고 밝혔다.

러 미사일·드론 방어에도 큰 역할

그는 “나라를 지키고 점령지에 대한 제공권을 확보하는데 최신 전투기는 물론 단거리, 중거리, 장거리 대공 무기가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가 보유한 소련 시대 전투기의 일부는 조종사보다 두 배 이상 나이를 먹었다.

올레슈축 사령관은 “낡은 전투기를 아직도 잘 사용하고 있지만 우리 조종사들이 위험에 처하게 되고 최고 조종사들이 희생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상군들도 F-16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호출명 “모세(Mose)”인 제3독립공격여단의 부사령관은 F-16이 지원하면 보병의 임무 수행이 한결 쉬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보병이 진격하는데 이 전투기가 대단히 중요하다. 제공권을 확보해 진격을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F-16 전투기 한 대가 적 지상 표적을 파괴하고 보급을 차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련제 미그-29 전투기 편대장이던 문피시는 현재 시뮬레이터 훈련을 마치고 실 비행 훈련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조종에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조종실이 너무 좁다”고 했다.

그는 F-16이 인체공학적이면서 비행 능력이 뛰어나며 조종이 간편하다고 했다. “조종하기가 매우 편하다. 조종사가 공격적으로 조종할 수 있게 한다”고 밝혔다.

문피시는 지금 당장이라도 F-16으로 러시아의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막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미그-29와 수호이-27 등 소련제 전투기는 드론이 공상과학 소설에나 등장했던 1980년대에 소프트웨어가 개발된 것”이라면서 “F-16의 소프트웨어가 훨씬 발전됐다”고 강조했다.

F-16 조종사 선발 기준은 영어 능력과 조종 경험, 나이 등이다. 전쟁이 벌어지는 와중에 진행하는 훈련이어서 강도가 무척 셀 수밖에 없다.

문피시의 오랜 동료 안드리 필슈치코우는 “쥬스”라는 호출명으로 전설적 공훈을 쌓았다. 그러나 지난 8월 전투 임무를 수행하다가 전사했다.

문피시는 당시 해외에 체류하고 있었다. 친구의 장례식에 참석하지도 못했지만 필규코우는 물론 동료들을 지키기 위해 F-16 훈련을 받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안드리는 전설이었으며 우리 임무의 강력한 동력이다. F-16 전투기들이 우크라이나에 지원되도록 보장하는 것이 내 임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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